KT 육청명. 스포츠동아DB
연장 11회 접전 끝에 KT가 8-5로 승리한 뒤 육청명은 “지난 경기를 통해 배운 게 많았다. 내 공을 찾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두산과 더블헤더 제2경기에 선발등판했는데 제1경기에서 투수 선배들이 많이 투입돼 긴 이닝을 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삼성전은 1이닝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승리를 놓쳤지만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털어놓았다. 계속해서 “선발투수 형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안정적으로 공을 던지고 팀 승리에 기여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KT 선발진은 붕괴된 상태다.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이 현재 1군에 없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에 KT는 대체 선발투수들로 버티기에 돌입했다. 육청명도 대체 선발 중 한 명이다. 결과를 떠나 신인이 선발로테이션을 돌며 자신의 공을 꾸준히 던지기는 쉽지 않다. 육청명은 한 차례 아찔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곧장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육청명의 직구 구속이 같은 신인 투수인 원상현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상대 타자들이 직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할 정도로 공 자체의 힘은 좋다. 반대 투구가 좀 나오는 등 제구는 더 가다듬어야 하지만 잘 버텨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기존 선발투수들이 속속 복귀할 예정이다. 25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 맞춰서는 엄상백이 돌아온다. 6월초에는 벤자민이 컴백할 전망이다. 고영표와 소형준도 6월말에는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다. 그렇더라도 육청명과 그의 입단 동기인 원상현은 선발등판 기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9월에나 선발로테이션에 투입한다는 게 KT의 계획이다. 조금씩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는 육청명이 ‘선발야구’에 특화된 KT의 뎁스를 더욱 강화시켜줄지 궁금하다.
대구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