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개편안 일방적 발표, 사회복지사 일자리 위협해
대구재가노인복지협회장 전용우
2024년 8월 28일 대구광역시 보건복지국에서는 올해 어떠한 한차례의 협의도 없이 재가노인지원서비스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였다.
이 개편안은 종사자 69명의 감축과 사업비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과 사회복지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저소득 어르신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위기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사가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서비스이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어르신의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고립에서 벗어나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개선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해 왔다.
맞춤돌봄서비스는 생활지원사가 주로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독거 어르신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일상생활을 돕고, 대상자의 안부확인과 표준화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이 과정을 관리·감독하고, 자원 연계와 위기 상황 대처를 담당한다. 두 서비스는 내용과 목적, 접근방식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두 사업은 대상자도 다르고 요구하는 서비스도 각기 다르다. 개편안이 시행된다면 재가노인지원서비스 대상 어르신 5,200여 명은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된다. 이에 대구시의 대책은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해하기 어렵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에 근무하는 전문 사회복지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저소득 어르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는 결코 표준화된 서비스로 대체될 수 없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그 자체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어르신의 삶을 보호하는 길이다.
개편안에 따른 사업비 축소는 사회복지사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020년 맞춤돌봄사업에 발맞추어 대구시 보건복지국은 48개 시설 3인 체제의 재가센터를 지역 거점기관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34개 시설 5인 체제로 개편을 요청해왔다. 14개 시설이 폐업하고 시설장이 사회복지사로 또, 수성구에 근무하던 직원이 북구로 중구에 있던 시설이 서구로, 많은 이전비용을 법인이 모두 부담하는 등 말도 안 되는 개편안이었지만 대구형 재가노인돌봄 출범이라는 큰 밑그림 아래 우리 협회 소속 센터와 종사자는 묵묵히 받아들였다.
4년 반이 지난 지금 대구시는 새로운 담당자로 교체되고, 이제 와서 타 시도보다 인원이나 사업비가 많다는 이유로 한 센터당 사회복지사 2명씩 총 69명의 사회복지사 감축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온 것이다. 어찌 행정 권력의 과도한 조치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고령화 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서비스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대구시는 오히려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다. 5,200여 명 어르신의 기본권과 69명 사회복지사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이유이다.
이번 개편안은 돌봄 서비스의 본래 목적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대구시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문 인력의 증대와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우리는 이번 개편안을 철회하고 철저히 재검토하여 돌봄 서비스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나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법정스님의 글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스님께서는 산사에 내리는 가벼운 눈이 쌓여서 커다란 고목의 가지를 꺾는 것을 비유하시며 결코 강함이 부드러움을 이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비가 오는 대구시 동인청사에 여성복지사가 우산을 쓰고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저런 부드럽고 연약한 대응방법으로는 행정권력을 이길 수 없다는 절망감이 법정스님을 향한다. 스님의 말씀이 틀린 듯하다.
대구재가노인복지협회 회장 전용우
강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