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강도, 공직 생활하며 처음 경험한 수준”
“반복되는 감사, 현장은 이미 한계선 넘었다”
50대 직원도 버티기 힘들어…신입직원은 퇴사까지

순천시 저상형 안전 청소차량. 독자제공

순천시 저상형 안전 청소차량. 독자제공



최근 전남 순천시 청소자원과와 주민 사이에서 감사 청구가 반복되면서 조직 내부의 피로도가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감사가 또 시작됐다”는 말이 일상처럼 오갈 정도로, 지속되는 문제 제기 속에 행정력 소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직원들은 여전히 “요즘 젊은 직원들은 멘탈이 약하다”는 시선을 마주한다지만 정작 내부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한 직원은 “요즘 세대는 멘탈이 약한 게 아니다. 자존감이 높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느끼면 그냥 넘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도 높은 민원 역시 조직 피로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화 항의부터 현장 압박까지 이어지는 민원 강도는 청년 직원뿐 아니라 경력자에게도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직원은 “공직 생활에서 겪은 민원을 A·B·C 수준으로 나눌 수 있다면, 최근 들어온 민원은 범위도 넓고 강도도 훨씬 높다”고 털어놨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감사 반복을 ‘행정력 낭비’라고 판단하지만, 현장은 “업무 실태를 제대로 보지 않은 평가”라며 반박한다.

현장도 녹록치 않았다. 최근 실태 파악을 위해 직접 차량 운전에 나섰던 한 중간관리자도 현장의 현실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종일 타봤는데 솔직히 깜짝 놀랐다. 쓰레기 실어 나르는 속도나 노동 강도는 밖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골목반 업무는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구간으로 꼽힌다.

그는 “50대 직원들도 ‘이건 진짜 버티기 어렵다’고 할 정도”라며 “퇴직을 앞둔 분들이 가장 기피하는 곳이 골목반”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에는 강도 높은 민원과 과중한 업무에 부담을 느낀 신입 직원이 결국 퇴사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