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어찌 됐건” 엔하이픈 제이, 이게 사과문이야 기싸움이야 (종합)[DA:스퀘어]

입력 2023-01-11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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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연의 할말많하: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뇨? 끊이지 않는 연예계 이슈, 할 말이 많으니 많이 하겠습니다.
엔하이픈 제이가 한국사를 “단편 소설 같이 빨리 끝나버린다”고 폄하했다가 사과했다. 분명 사과문이었지만 진정성이 떨어지는 경솔한 표현들로 오히려 대중의 더 큰 화를 불렀다.

앞서 제이는 멤버 성훈과 함께한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사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성훈이 “예전에는 역사가 재미없고 싫었는데 요즘 한국사가 재밌다”고 고백하자 제이는 “나는 세계사”라며 “솔직히 한국사는 학교 공부로 어느 정도 배워서”라고 말했다. 성훈이 “재밌다. 그냥 기록을 너무 잘해놔 가지고 (재밌다)”고 하자 제이는 “맞다. 그런데 내가 역사 공부를 좋아하는데 한국사는 뭔가 정보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성훈이 “정보량이 많다”고 재반박했지만 제이는 “아 그러니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성훈은 꿋꿋하게 “(역사를) 하나하나 다 기록해 놨다”고 강조했다.

제이는 “그건 맞지. 그런데 뭐라고 해야 하지. 그냥 몇 주 공부하거나 싹 훑어보면 뭔가 너무 빨리 끝나버린다고 해야하나. 단편 소설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고 성훈은 동의할 수 없다는 듯 “그런가?”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제이는 “다른 나라들은 (역사가) 정말 끝도 없다. 내가 별의별 나라 역사를 다 봤는데 다른 나라들은 그냥 계속 끝이 없다”면서 “한국은 발해 전에 한 번에 쑥 지나갔다가 삼국시대 되고 나서 조금 그게 있지. 그 전에는 뭔가 훅 지나가 버리지 않나. 공부할 때 ‘생각보다 왜 빨리 끝났지’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을 밝혔고 성훈은 “나는 그렇게까지 공부를 안 해가지고”라고 말했다.

멤버 성훈의 우회적 만류에도 5000년 한반도 역사를 “단편 소설 같이 짧다”고 평가 절하한 제이. 그의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 가운데 일부 해외 팬들은 제이를 감싸며 그의 발언에 동조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엔하이픈 제이가 300년도 채 되지 않는 미국 출신에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중국적자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더욱 큰 실망감을 표출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엔하이픈 제이는 팬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오늘 위버스 라이브를 한 후 팬 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정말 놀랐다. 이유가 어찌 됐건 엔진(팬덤명) 여러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한국사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 개인적인 인상만으로 너무 부주의하게 말을 했다”고 사과했다.

제이는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함부로 이야기할 내용이 아니었다. 내가 아직도 배울게 많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크게 깨닫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볍게 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는 말들이었다 생각한다. 내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항상 조심하고 더 공부하여 엔진 여러분들께 부끄럽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겠다. 항상 여러분께 많은 걸 배운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분명히 사과가 담긴 입장문이지만 묘하게 이상하다. “역사를 가볍게 보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개인적인 인상만으로 너무 부주의하게 말했다”고 잘못을 시인했지만 “이유가 어찌 됐건”이라는 글 전체를 뭉그러뜨리는 최악의 사족으로 진정성을 떨어뜨린 것. 기 싸움하듯 성훈의 말을 받아치던 그 모습 그대로가 묻어나는,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에 팬들의 실망만 더욱 커지고 있다.




엔하이픈 제이 위버스 글 전문

안녕하세요 엔하이픈 제이입니다.

제가 오늘 위버스 라이브를 한 후 팬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이유가 어찌 됐건 엔진 여러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가 한국사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해 개인적인 인상만으로 너무 부주의하게 말을 하였습니다.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함부로 이야기할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아직도 배울게 많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번 크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볍게 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는 말들이었다 생각하고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항상 조심하고 더 공부하여 엔진 여러분들께 부끄럽지 않는 아티스트가 되겠습니다.

항상 여러분께 많은 걸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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