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3’에서 호의를 악의로 되갚은 범죄자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3일 방송된 E채널 ‘용감한 형사들3’ 35회에는 부산 해운대경찰서 정우정 경감, 김선수 경위, 부산 강서경찰서 김승현 경위, 서울 중부경찰서 강력3팀장 최정기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펼쳤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폐암 수술 후 치료 중인 아버지가 며칠 동안 연락이 안 된다는 아들의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피해자는 100억 원대 자산가로, 돈을 노린 범죄가 의심되기도 했다. 금융 내역 확인 결과 3박 4일 동안 39차례에 걸쳐 3770만 원이 인출됐고, 은행 CCTV를 확인하니 가족도 모르는 한 남성이 피해자의 옷과 모자를 착용한 채 현금을 인출했던 것.
피해자 소유의 건물 청소부는 최근 피해자가 호신용 가스총을 보여주며 그만둔 가사도우미가 남자친구까지 대동해 자신을 위협한다고 토로했다 밝혔다. 가사도우미는 4년 동안 피해자 집에서 상주하며 근무했고, 이에 대해 사실혼 관계라 주장하며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요구했던 것. 피해자는 가사도우미에게 퇴직금과 사업 자금도 지급했지만, 가사도우미의 남자친구는 오히려 소동을 일으키는 등 위협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사도우미는 형사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였고, 은행 CCTV에 포착된 남성과 남자친구의 얼굴은 달랐다. 가사도우미 커플의 통화 내역을 분석하던 중, 이들과 자주 연락한 번호가 범행 추정일 피해자의 집 인근 기지국에 잡히며 의심을 더했다. 해당 번호 명의자 아들 박 씨는 은행 CCTV에 포착된 남성과 일치했고, 박 씨는 모르는 일이라 발뺌했지만 집 안에서 피해자의 옷과 가스총까지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피해자의 시신은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가사도우미의 남자친구와 박 씨는 동네에서 어울리던 사이로, 남자친구가 박 씨에게 여자친구가 사실혼 관계에 있었는데 억울하게 위자료도 못 받고 쫓겨났다며 갈취한 돈의 일부를 주겠다고 범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사도우미 커플은 박 씨에게 모든 것을 덮어씌웠지만, 박 씨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진실을 털어놓았다. 가사도우미는 징역 8년, 남자친구는 징역 10년, 박 씨는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두 번째 사건은 반지하에 불이 났고, 방 안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 전화로부터 시작됐다. 쓰러져 있던 사람은 반지하에 살던 70대 정 할머니였다. 할머니의 시신은 이불 속에 엎드려져 있었고, 목에는 여성용 타이즈가 감겨져 있어 타살이 의심됐다.
할머니의 마지막 통화 상대는 인천에 거주했던 40대 남성으로, 이전에는 단 한 번도 통화한 적 없던 사이기에 의문을 더했다. 이웃들에 따르면 갈 곳 없던 할머니 친구 모녀가 할머니 집에 잠시 살았었는데, 막무가내였던 친구 딸로 인해 할머니가 굉장히 힘들어 했다고. 범행 당일에는 친구 딸이 할머니를 찾아와 소란을 피운 사실도 전해졌다.
형사들은 할머니 친구 모녀 행방을 찾았고, 할머니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남성이 할머니 친구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남성은 할머니와 통화한 것이 아닌, 자신 누나와 통화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할머니 딸은 범행 추정 시간 이후 삼겹살집에서 술을 마시고 다른 남성과 합석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그는 할머니에게 오렌지주스를 나눠주러 찾아갔을 뿐이라며, 할머니가 머리를 때리며 꾸중을 해 기분이 나빠 살해한 것이라 거짓 진술을 했다. 결국 이 여성은 징역 18년을 선고 받았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