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출신 방송인 박세리가 SNS를 통해 심경을 다시 전했다.
박세리는 19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선수 시절부터 20년 넘도록 저를 알고 지내오신 기자님 질문에 잠시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고 과거부터 현재 놓인 상황까지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라고 적었다.
박세리는 “지금껏 내가 해야만 했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했던 것들…. 그간 나의 생각과 노력들…. 그 모든 게 저의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어쩌면 그 또한 저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박세리는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저의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을 위해 다시 한번 용기를 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박세리희망재단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 지하 1층 갤럭시홀에서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 씨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장에는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박세리가 작접 참석했다.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도 함께했다.
이날 박세리는 “살면서 처음으로 겪는 일이다. 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고 회사를 개인적으로 운영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이번 일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확실히 내 꿈뿐만 아니라 미래 골프 꿈나무들을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혹시나 꿈나무들의 꿈이 이런 문제로 인해 꺾이지 않을까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세리희망재단 이사회를 거쳐서 (부친을) 고소하게 됐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 된다. 그래서 (고소를)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 문제로 부친과 소통을 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이 사건 이후에는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박세리는 “은퇴하고 나서부터는 내 회사(재단)을 운영하면서 엄격히 내 권한 하에 내 도장이 들어가고 내가 승낙해야만 내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모든 비즈니스가 불가능하다”라며 “이런 불편한 상황에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섰다. 우리 가족이고 아빠이기 때문에 아빠가 가진 채무를 변제해줬지만, 더는 내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오게 된 거다”라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부친 문제가) 이미 내가 감당할 선을 넘었다. 하나가 정리되면 누군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문제가 드러났다. 더 이상 이렇게 갔다가는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힘들 것 같더라”고 털어놨다.
박세리는 눈물도 보였다.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한 박세리는 “너무 화가 난다. 가족이었다는 게 가장 컸으니까. (나는) 계속 반대했고 막았다. 그 부분에 대해 아빠와 나의 의견이 달랐다. 나는 한 번도 (아빠 의견에) 찬성 및 동의한 적이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전했다.
박세리는 “내가 항상 좋은 일로만 정말 많은 기자회견을 했다”며 “내 갈 길은 확고하게 정해져 있다. 앞으로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해야 내가 가는 길에 있어 단단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최근 박세리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박세리 부친은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박세리 SNS 전문
선수 시절부터 20년 넘도록 저를 알고 지내오신 기자님의 질문에 잠시 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만감이 교차했고 과거부터 현재 놓인 상황까지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껏 내가 해야만 했고,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소중했던 것들.. 그간 나의 생각과 노력들.. 그 모든게 저의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어쩌면 그 또한 저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서라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저의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를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용기를 냅니다. 감사합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