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정유진은 “나와 성격이 닮은 캐릭터를 만나면 어떨지 궁금하다”며 다양한 도전을 기대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정유진(30)과 위하준(28)은 17일 종영한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시청자들에게 얼굴 도장도 확실하게 찍었다. 얻은 만큼 “더 잘 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입안에서 맴돌지만 푸념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똘똘 뭉친 두 사람을 13일과 14일 각각 스포츠동아 편집국과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났다.
정유진은 연기 데뷔 전 패션모델로 활동하며 표정이 아닌 ‘대사’로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정이나 제스처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첫 무대는 2015년 SBS ‘풍문으로 들었소’였다. 이때부터 ‘로맨스는 별책부록’까지 승승장구 중이지만, 이 기간 남모르는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2016년 ‘더블유’를 끝내고 1년을 쉬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온 몸에 쥐가 나고 허리디스크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회복하지 못하면 ‘다시는 연기를 못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단단히 마음을 먹었지만 불안하고 초조했다.”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가족, 친구들과 여행하며 영화도 마음껏 보는 등 안정을 취했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출발선에 서기 위한 과정이라 여겼다. 기다림은 기대 이상의 결과를 안겨줬다. 휴식 이후 일이 술술 풀렸다.
정유진은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다보니 대본을 분석하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며 “점점 분량이 늘어나면서 작품에 임하는 자세도 이전보다 더 진지해졌고 책임감도 커졌다”고 했다. 이어 “커져가는 연기 열정이 나에 대한 믿음을 깊어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긍정적 사고로 자신감을 키운 힘이다.
“상대방과 호흡이 잘 맞으면 순간 현장의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낀다. 이 느낌 때문에 아무리 힘들더라도 또 연기가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스트레스 앞에서도 유연해진 그는 “나의 발전을 위해 스트레스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생각이 막히면 늦은 밤 한강공원에서 농구하며 땀을 흘린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TV 앞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신다. “‘집순이’여서 내 공간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며 웃는다.
정유진은 실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났을 때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가 가장 궁금하다. 실제로는 ‘로맨스는 별책부록’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속 당당함과는 거리가 먼 “조용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라고 했다. 가장 친한 친구도 오래 알고 지낸 중고교 동창생들이다.
“그동안 캐릭터 때문에 똑 부러진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정유진다운’ 인물에 대한 시청자 공감을 얻는 게 내 숙제이다. 반감을 산다면 이 또한 넘어야 할 산이다. 지금은 가리는 것 없이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
사랑에 있어서는 도전보다 안정을 추구한다. 짝사랑을 고백한다면 오랫동안 지켜본 다음에야 마음을 연다. 정유진은 “따뜻하며 배려 깊고, 자신을 낮출 줄 알며 작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나열했다. 이에 “주변에서는 연애 못할 거라 하더라”며 웃는 그는 “어딘가 분명 있을 텐데 제가 못 찾는 거다”며 생긋 미소 지었다.
● 정유진
▲ 1989년 2월19일생
▲ 2012년 동덕여대 모델과 졸업
▲ 2015년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로 데뷔
▲ 이후 ‘처음이라서’ ‘무림학교’ ‘더블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출연
▲ 영화 ‘좋아해줘’ 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