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왓칭’ 이학주 “기분 나쁜 캐릭터, 연민 받을 생각조차 안 해”
지나친 친절과 일방적인 대화 방식, “누나”라며 붙임성 있게 다가오지만 부담스러워 피해야할 것 같다. ‘왓칭’의 준호는 건물 관리인이자 영우(강예원 분)를 쫓는 인물로, 영화 시작부터 관객들에게 이유 있는 불쾌함을 안긴다.
준호로 분한 배우 이학주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기분 나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에 나 역시 꺼림칙했다”며 “하지만 천하의 나쁜 사람이라도 나는 준호를 이해하고 연기해야했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강제로 영우(강예원 분)와의 저녁 식사 자리를 만들어 놓은 것도 준호의 소통 방식이에요. 아예 사랑을 받은 적이 없는 아이인 것이죠.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캐릭터였고, 저는 처음부터 관객들에게 연민이라는 감정을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악인, 그자체로만 보이길 바랐죠.”
‘왓칭’ 이전에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이미 ‘비호감 캐릭터’를 향한 대중의 반응을 이겨낸 바 있다. 당시 오지랖 넓은 인물을 연기하면서 좋지 않은 댓글을 경험한 것.
이학주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미워하니까 난감했다. 물론 미워할만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사랑받기를 원하는 게 아이러니하긴 하다. 하지만 나는 안 좋은 반응을 이미 이겨냈다”며 “반응이 없다가 여러 피드백이 오니까 기분이 좋기도 하더라.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왓칭’에서도 아예 사랑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아요. 진짜 악역이거든요. 관객들이 준호를 싫어하고 준호에게 기분 나빠할수록 저는 더 좋습니다. 팬들이 ‘이학주에게 이런 얼굴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주면 정말 감사할 거 같아요.”
영화는 몰래카메라, CCTV를 소재로 생활 공포를 유발하며 대부분, 지하주차장을 배경으로 한다. 평소 집 지하주차장 차 안에서 연기 연습을 하는 이학주에게 지하주차장은 익숙한 공간이지만, ‘왓칭’을 촬영하면서부터는 주차장이 유난하게 더 춥게 느껴졌다.
“한 달 이상 지하주차장에서 촬영을 했어요. 공기가 정말 좋지 않더라고요. 지하주차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새삼 느꼈죠.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아요. 낮에는 각자 일을 하러 나가시니까 집에서 연기 연습을 할 수 있는데, 밤에는 가족들이 있는 곳에서 연습을 하기 조금 민망하더라고요. 그래서 지하주차장에 있는 어머니 차 안에서 연습을 해요. (웃음) 범죄에 노출된다는 공포보다는 가끔 섬뜩하거나 무서워질 때가 있긴 하죠.”
배우 강예원과는 2016년 ‘날, 보러와요’ 이후 재회했다. ‘날, 보러와요’에선 강예원의 조력자였지만 ‘왓칭’에선 강예원에게 집착하는 사이코패스로 변신했다.
이학주는 “누나가 잘 챙겨준다. ‘날, 보러와요’를 찍을 때 래시가드가 유행이었는데 나에게 래시가드를 선물로 준 적이 있다. ‘날, 보러와요’ 이후 가끔 연락을 하다가 ‘왓칭’에서 다시 만났는데 오랜만에 봐도 편안했다”고 재회한 소감을 말했다. 이어 “내가 낯을 가리지만 강예원에게는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자 감정에 집중해야했고, 누나가 먼저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거리를 두더라. 하지만 촬영이 끝나면 함께 쌀국수를 먹으러가기도 했었다”라고 후기를 덧붙였다.
특히 강예원은 이학주를 ‘독립영화계 설경구’라고 불렀다. 두 번이나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이가 보장한 연기력인 셈이다. 이학주는 “강예원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준 별명이다. 정말 감사하다. 실제로 설경구 선배님과는 친분이 없지만 나중에 작품에서 만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며 소망하는 별명으로 ‘연기 맛집’을 새로 언급했다.
“초등학생 때 별명은 꺼덩이였고 중학생 때는 돌머리였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뭐 했거덩’이라는 말투를 쓴 적이 었거든요. 또 중학교에선 축구할 때 헤딩을 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서 친구들이 돌머리라고 불렀었어요. 그 이후로는 별명이 없었죠. (웃음) 동명이인인 ‘야구선수 이학주’가 제 연관검색어예요. 만약 새 수식어가 붙여진다면 ‘연기가 맛있는, 연기 맛집 이학주’요!”
영화 '왓칭'은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여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물이다. 4월 17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지나친 친절과 일방적인 대화 방식, “누나”라며 붙임성 있게 다가오지만 부담스러워 피해야할 것 같다. ‘왓칭’의 준호는 건물 관리인이자 영우(강예원 분)를 쫓는 인물로, 영화 시작부터 관객들에게 이유 있는 불쾌함을 안긴다.
준호로 분한 배우 이학주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기분 나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에 나 역시 꺼림칙했다”며 “하지만 천하의 나쁜 사람이라도 나는 준호를 이해하고 연기해야했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강제로 영우(강예원 분)와의 저녁 식사 자리를 만들어 놓은 것도 준호의 소통 방식이에요. 아예 사랑을 받은 적이 없는 아이인 것이죠.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캐릭터였고, 저는 처음부터 관객들에게 연민이라는 감정을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악인, 그자체로만 보이길 바랐죠.”
‘왓칭’ 이전에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이미 ‘비호감 캐릭터’를 향한 대중의 반응을 이겨낸 바 있다. 당시 오지랖 넓은 인물을 연기하면서 좋지 않은 댓글을 경험한 것.
이학주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미워하니까 난감했다. 물론 미워할만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사랑받기를 원하는 게 아이러니하긴 하다. 하지만 나는 안 좋은 반응을 이미 이겨냈다”며 “반응이 없다가 여러 피드백이 오니까 기분이 좋기도 하더라.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왓칭’에서도 아예 사랑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아요. 진짜 악역이거든요. 관객들이 준호를 싫어하고 준호에게 기분 나빠할수록 저는 더 좋습니다. 팬들이 ‘이학주에게 이런 얼굴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주면 정말 감사할 거 같아요.”
영화는 몰래카메라, CCTV를 소재로 생활 공포를 유발하며 대부분, 지하주차장을 배경으로 한다. 평소 집 지하주차장 차 안에서 연기 연습을 하는 이학주에게 지하주차장은 익숙한 공간이지만, ‘왓칭’을 촬영하면서부터는 주차장이 유난하게 더 춥게 느껴졌다.
“한 달 이상 지하주차장에서 촬영을 했어요. 공기가 정말 좋지 않더라고요. 지하주차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고충을 새삼 느꼈죠.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아요. 낮에는 각자 일을 하러 나가시니까 집에서 연기 연습을 할 수 있는데, 밤에는 가족들이 있는 곳에서 연습을 하기 조금 민망하더라고요. 그래서 지하주차장에 있는 어머니 차 안에서 연습을 해요. (웃음) 범죄에 노출된다는 공포보다는 가끔 섬뜩하거나 무서워질 때가 있긴 하죠.”
배우 강예원과는 2016년 ‘날, 보러와요’ 이후 재회했다. ‘날, 보러와요’에선 강예원의 조력자였지만 ‘왓칭’에선 강예원에게 집착하는 사이코패스로 변신했다.
이학주는 “누나가 잘 챙겨준다. ‘날, 보러와요’를 찍을 때 래시가드가 유행이었는데 나에게 래시가드를 선물로 준 적이 있다. ‘날, 보러와요’ 이후 가끔 연락을 하다가 ‘왓칭’에서 다시 만났는데 오랜만에 봐도 편안했다”고 재회한 소감을 말했다. 이어 “내가 낯을 가리지만 강예원에게는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자 감정에 집중해야했고, 누나가 먼저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거리를 두더라. 하지만 촬영이 끝나면 함께 쌀국수를 먹으러가기도 했었다”라고 후기를 덧붙였다.
특히 강예원은 이학주를 ‘독립영화계 설경구’라고 불렀다. 두 번이나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이가 보장한 연기력인 셈이다. 이학주는 “강예원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준 별명이다. 정말 감사하다. 실제로 설경구 선배님과는 친분이 없지만 나중에 작품에서 만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며 소망하는 별명으로 ‘연기 맛집’을 새로 언급했다.
“초등학생 때 별명은 꺼덩이였고 중학생 때는 돌머리였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뭐 했거덩’이라는 말투를 쓴 적이 었거든요. 또 중학교에선 축구할 때 헤딩을 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서 친구들이 돌머리라고 불렀었어요. 그 이후로는 별명이 없었죠. (웃음) 동명이인인 ‘야구선수 이학주’가 제 연관검색어예요. 만약 새 수식어가 붙여진다면 ‘연기가 맛있는, 연기 맛집 이학주’요!”
영화 '왓칭'은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여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물이다. 4월 17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