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돌’ 신원호는 그룹 크로스진으로 데뷔하기 전 2011년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를 통해 연기자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21살에 데뷔해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신원호. 그는 지난 8년을 되돌아보며 “연두부에서 잡초가 됐다”고 고백했다.
“데뷔 초에는 연두부 같은 사람이었어요. 스스로 부족함도 많이 느끼고 상처도 잘 받았죠. 자책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래도 주변의 도움 덕분에 슬럼프를 잘 넘어왔어요. 지켜봐주시고 기다려주신 덕분에요. 생각해보면 먹먹해져요. 이렇게 빨리 지나올 줄 몰랐는데 이곳저곳 부딪히면서 많은 일을 겪어왔네요. 이제는 아픔에 강해졌어요. 생활력 강한 잡초가 된 것 같아요.”
연기자로서 또 아이돌로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앨범도 발표해왔지만 항상 순탄했던 건 아니다. 연기력 논란으로 고전하던 시기도 있었고 그룹으로서의 성과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 크로스진은 캐스퍼에 이어 타쿠야까지 탈퇴하면서 4인조로 개편된 후에는 해외에서만 그룹 활동을 이어나가고 국내에서는 각자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신원호는 “멤버들과는 서로 더 편해졌다.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데 주로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작품 활동에 올인 하고 있는 신원호는 “유명해지는 것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기를 잘한다는 기준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기자의 말에 “평소에 추상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웃으면서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만큼에 도달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목표에 대한 질문에도 덤덤하게 “내일도 모르는 게 삶이지 않나. 주어진 일에 소명과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잡초로 거듭나면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한층 담담해진 듯 했다.
“꾸준하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껴요. 그만큼 보답하고 싶고요. 부족한 것은 채우고 과한 것은 덜어내야죠. 우리 노래가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고 누군가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겠지만 그 노래 하나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감사하죠. 그 분들이 웃을 수 있게 하는 게 제 목표예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보답하고 싶어요.”
국방의 의무를 앞둔 스물아홉 신원호. 2년 가까이 공백기를 맞게 되지만 그는 “군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이 없다”면서 미소 지었다.
“늦게 가는 것에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는데 잘 갔다 오고 싶어요. 20대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기대감이 더 커요. 친구들도 선배들도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 ‘다녀오면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공백기는 군대를 가지 않아도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거잖아요. 스스로 그만한 자격이 있다면 (군대를) 다녀와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흘러가는 대로 열심히 살아야죠. 제 인생이 해피엔딩이 될지는 모르지만 어떤 문제에 부딪히더라도 해나갈 자신 있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