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TV는 사랑을 싣고’ 이광기, 연기 스승과 재회…감동 큰절 (종합)

입력 2021-05-12 2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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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TV는 사랑을 싣고' 배우 이광기가 연기 스승과 30년만에 재회했다.

이광기는 12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MC 김원희는 37년 차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이광기에게 "10~12년 전부터 이미지 세탁을 하더니 언제부턴가 교양과 문화와 예술에 눈을 뜨면서 작가로 활동하더라"라고 장난을 쳤다. 이에 이광기는 당황해 하면서도 "내비게이션에서 목적지를 알려주는 핀. 그 핀을 조금 확장시켜서 만들었는데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5M짜리 조형물 설치를 했다"라고 작품 소개를 이어갔다.

본격적으로 이광기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광기는 "인생의 참스승을 찾고 싶다. 연기 학원에서 만난 이용구 원장님인데 나한테 일생일대 오디션 기회를 주셨다. 그래서 고1 때 드라마 '고향'에 출연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하희라의 친구 역할로 출연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아버지가 당뇨병으로 투병 중이셨다. 어머니가 홀로 생계를 책임지셨다. 연기 연습하면서 피나는 노력을 했다"라며 "원장님이 삼촌처럼 저를 살뜰하게 챙겨주셨고, 보호자처럼 대해 주셨다"라면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군대 다녀 오고 나서 (연기자로서) 공백기가 생겼다. 그때는 못 찾아갔다. 이후 인생작 '태조 왕건'에 출연해서 사랑을 많이 받았고, 그쯤 선생님을 찾으러 갔는데 학원이 없어져 있었다. 그렇게 해서 못 뵌지 30년이다"라고 연락이 끊긴 배경을 이야기했다.

특히 '태조 왕건' 이후 갑작스럽게 신종 인플루엔자로 아들을 잃은 사연도 언급, "당시 신종 플루가 유행해서 장남 석규가 하늘나라로 갔다. 7살 때였다. 그때 많이 힘들었다"라며 "아들의 사망 보험금이 들어왔지만 쓸 수가 없었다. 아내는 통장만 보면 눈물을 흘렸다. 그때 아이티에 지진이 났다. 그래서 아내에게 '우리 석규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좋은 일 하고 간 걸로 하면 어떨까' 했었다"라고 봉사를 떠난 배경을 전했다.

이어 "아이티에 가서 어떻게 하다 보니까 보육원에 방문했다. 거기서 한 아이의 눈이 보석처럼 빛나더라. 눈물이 맺힌 거였다.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교감이 됐다"라며 "하늘나라로 간 아들과 나이가 같았다. 그 당시만 해도 내가 과연 살 수 있을까, 과연 우리 가족이 옛날처럼 웃을 수 있을까 비관적이었는데 이 아이가 울먹이니까 피할 수 없더라. 이 아이가 내 품에 안겨서 펑펑 울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를 통해서 우리 아이의 체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이광기의 스승을 찾아나섰다. 한 지인은 "조명 가게 하시다가 2002년 당뇨가 있어서 몸이 안 좋으셨다. 회사 운영 중단하고 고향인 양평으로 내려가서 지금은 아예 연락이 안된다"라고 근황을 알렸다. 제작진은 이용구 선생님의 아내 유영순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두 분 만날 수 있겠냐"라는 질문에 "글쎄, 지금 연세가 있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려 긴장감을 높였다. 이광기는 "좀 더 일찍 찾아뵐 걸, 건강하실 때 찾아뵐 걸 죄송스럽다"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광기는 자신이 첫 신인상을 받았던 방송국에서 스승의 이름을 불렀다. 걱정과 달리, 그의 앞에 스승이 등장했다. 이광기는 "이렇게 늦게 찾아뵈서 죄송하다"라며 큰절을 올렸다. 선생님 역시 "얼굴 볼 수 있으니까 그게 행복한 거다. TV에 나오면 채널 고정이지"라며 뿌듯해 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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