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어 KPGA 프로’ 윤석민 “내 인생은 아직 3회말·5번홀”

입력 2024-05-02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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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사진제공 | 윤석민

“아직 인생 초반을 지나고 있죠.”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우완 에이스 윤석민(38)이 ‘제2의 프로’ 인생을 시작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서도 프로 타이틀을 획득해 이제는 명실상부한 프로골퍼로 필드를 누빈다.

윤석민은 지난달 23, 24일 충남 태안 솔라고CC(파71·7178야드)에서 열린 제1차 KPGA 프로 선발전에서 합계 6오버파 148타를 기록해 출전 선수 121명 중 공동 20위로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2020년부터 무려 7번의 도전 끝에 따낸 프로 자격이다.

2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그는 “지금까지 골프(프로 선발전)를 해오면서 실패하는 경험만 계속 반복해 쌓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바뀌어 나왔다. 정말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2008베이징올림픽,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여러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야구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소위 ‘큰 경기’의 긴장감을 충분히 경험했던 대투수다. 이번 KPGA 프로 선발전에서도 이런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윤석민은 “내 야구인생에서 가장 긴장됐던 등판은 2008베이징올림픽 미국전이다. 당시 갑작스럽게 몸을 풀고 경기에 출전해야 해 마운드에서도 긴장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번 프로 선발전도 물론 긴장도가 높은 대회였지만, 당시만큼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때 경험이 이렇게도 도움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KPGA 준회원이 된 윤석민은 이제 투어프로(정회원) 선발전과 2부 격인 챌린지 투어 예선전에 응시할 자격을 얻었다. 만약 투어프로 선발전까지 통과하게 되면, 정규투어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퀄리파잉 토너먼트에도 참가할 수 있다.

윤석민은 “솔직히 말해 다음 단계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현실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온전히 나만을 위해 운동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보다 한 단계를 더 올라가 투어프로가 되고 투어를 뛴다는 것은 정말 전세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몸 상태, 시간 등 현실적으로 기회가 되고, 가족의 허락까지 얻는다면 다음 테스트에는 조용히 한 번 나가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제2의 프로’ 인생을 시작한 윤석민은 끝으로 “나는 아직 야구로는 3회말, 골프로는 전반 5번 홀에 와 있다.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것이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그래서 아직 인생 초반을 지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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