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투톱에 류승완 닮은 조인성까지…‘밀수’ 극장가 접수할까 (종합)[DA:현장]

입력 2023-07-18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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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투톱에 류승완 닮은 조인성까지…‘밀수’ 극장가 접수할까 (종합)[DA:현장]

존경과 사랑이 넘쳐나는 현장이었다. 영화 ‘밀수’ 배우들과 류승완 감독이 서로에게 찬사를 보내며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밀수’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참석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베테랑’ ‘군함도’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김혜수는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를, 염정아는 조춘자의 절친이자 밀수판의 맏언니 엄진숙을 연기했다. ‘모가디슈’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조인성은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역을 맡았다.

박정민이 조춘자와 엄진숙 사이에서 찍 소리 한번 못내 본 막내 장도리 역에 캐스팅됐으며 김종수는 군천 밀수판에 불나방처럼 뛰어든 이들을 잡아들이는 데에는 세관 계장 이장춘 역으로 함께했다. 마지막으로 고민시가 ‘밀수’의 히든카드 막내로 갈매기 눈썹에 짙은 화장까지 인상적인 다방 마담 고옥분으로 깜짝 변신했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을 언급하며 한 명 한 명에게 찬사를 보냈다. 먼저 김혜수와 염정아에 대해 “애초부터 조춘자와 엄진숙은 김혜수와 염정아였다. 팬이었고 이 분들과 정말 작업해 보고 싶었고, 각본을 쓰는 내내 얼굴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고민시는 영화 ‘마녀’를 보고 캐스팅하게 됐다며 “찐달걀을 그렇게 맛있게 먹는 배우는 고민시가 최고”라며 “충청도 사투리도 너무 잘하더라”고 극찬했다. 박정민과 김종수는 자신이 제작에 참여했던 영화 ‘사바하’와 ‘시동’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조인성을 캐스팅한 이유로 “나랑 닮아서”라고 농담하고 곧바로 사과했다. 그는 “전작 ‘모가디슈’를 해외에서 촬영하는 동안 단순히 배우와 연출자의 관계라기보다는 정말 좋은 인생의 동지를 사귄 느낌이 들었다. 가장 좋은 벗이 되었다. 영화를 만들 때 이상하게 잘 통한다. 생긴 게 비슷해서 그런지”라며 “죄송하다. 당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실제 동네도 가깝고 인간적으로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 배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좋다. 이 배우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 동료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보는 게 좋은데 그게 내 현장이니 더 좋다”고 사랑 고백에 가까운 멘트를 남겼다.

배우들도 류승완 감독에 대한 존경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김혜수는 수중 촬영 도중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마지막 두 컷 정도를 함께하지 못했는데 다친 것보다 현장에 못 가는 게 더 속상할 정도로 현장을 좋아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한 ‘밀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승완 감독은 심혈을 기울여 정교하게 준비했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안전을 최우선했다고 강조하며 혹시나 모를 오해를 불식했다.

류승완 감독은 김혜수가 연출부 스태프처럼 열정적으로 임했다며 “실제로 선배가 보낸 자료 사진중에 영화에 쓰인 것도 많다”고 말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이 자신의 ‘오랜 꿈’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출연 제안을 받고 대본도 보지 않고 알겠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류승완 감독님의 팬이었고 나의 꿈이었던 감독님이다. 같이 하자고 해주시는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면서 “그리고 나서 받아본 ‘밀수’ 대본을 보고 또 한 번 감사했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역할이나 이미지와는 상반된 또 다른 모습을 나에게서 어떻게 발견하시고 이런 제안을 해주셨지’ 하는 마음에 감사했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류승완 감독의 디렉션을 받으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행복했다고도 털어놨다.

촬영 도중 힘들었던 순간에 대한 질문에도 그 누구 하나 고충을 털어놓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했고, 즐거웠던 현장이었다고 강조했다.

김혜수는 “현장은 늘 어렵고, 늘 나의 한계를 확인해야 하는 곳이지 않나. 그런데 일하면서 처음으로 더불어 함께해 즐겁다는 생각을 했다. 작업하는 기간 내내 배우를 하면서 다시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싶더라. 개봉하고 성과가 어떻고 보다 촬영 내내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굉장히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힘든 건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염정아 역시 “같은 마음이다. 생각해보면 코끝이 찡해지는 현장이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건 내 캐릭터, 내가 연기한 진숙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시도 “행복을 최대치로 느꼈다. 오히려 힘들었던 순간은 한 순간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거들었다.

박정민은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그래도 힘들었던 것을 꼽는다면 조인성 형의 컷 다음에 내 얼굴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 정도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인성은 류승완 감독이 “소싯적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그렇다면 감독님의 모습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더 헷갈리더라”고 농담했다. 이어 “‘나도 나이가 들면 류승완 감독님처럼 변해가겠구나’ ‘키는 조금 줄어들 수 있겠구나’하는 복잡한 심경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화려한 여름대전 가운데 극장가에 첫 출격하는 여성 투톱 영화 ‘밀수’. 김혜수는 “흔하지 않은 여성 중심의 영화라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려고 하진 않았다. 다만 이 영화가 주는 재미와 현장에 충실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끝까지 잊지 않고 했다”고 털어놨다. 염정아는 “출연 제안을 받고 김혜수 선배와 같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기쁨을 느꼈다. 그래서 물에 들어가 본 적 없지만 욕심내고 도전했다. 김혜수 언니에게 많이 의지했던 순간이 기억난다”며 “여성 서사 중심인데 이 영화가 흥행해서 또 이런 영화가 많이 기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밀수’는 오는 26일 극장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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