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최대 가해기업인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이사진 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가피모),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2일 낮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CEO) 라케쉬 카푸어 등 이사진 8명 전원을 ‘살인·살인교사·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원고 수는 271명이며 이중 피해자는 121명이다.
이들은 “옥시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을 넣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데 대해 본사에 책임이 있다”며 “1998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바이오사이드 안전관리 제도를 왜 한국에서는 적용하지 않았는지, 그 이중잣대에 대해 밝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옥시가 대학 및 연구기관에 연구를 의뢰하면서 연구진의 실험조작·은폐 및 연구원 매수 등의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본사가 지휘·조정했다고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날 고발한 8명의 임원 외에 2001년부터 본사에 재직한 전직 이사진들의 명단이 파악되는대로 추가 고발할 계획이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지난달 28일 옥시 측이 만남을 요구해왔지만,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아타 사프달 옥시RB코리아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한 것을 두고 ‘면피용 사과’라고 표현하며 “국민적 불매운동이 겁나서 쇼를 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옥시는 피해자의 완전구제, 손해배상 책임이 아닌 보상안과 인도적 기금만을 얘기하고 있다”며 공소시효 문제 등을 고려해 당초 30일로 예정됐던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 일정을 2주간 앞당겨 16일에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