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한센인 마을서 60대 칼부림…남녀 사망

소록도 한센인 거주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 주민 2명이 숨졌다. 용의자인 주민은 자해를 시도했으나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9일 흉기를 휘둘러 남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오씨(68)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씨는 8일 오후 9시경부터 다음날 오전 4시 반 사이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한센인 마을에서 최씨(60·여)와 천씨(65)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각각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와 피해자들은 소록도 주민들로 모두 한센인이다. 피해자들은 연인 관계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주민들은 “숨진 천씨와 최씨가 가깝게 지냈는데, 오씨가 이들을 살해한 이유는 정확히 알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천씨 집에서 오씨가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는 주민 진술을 토대로 오씨가 이들 남녀를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한센인 마을이 위치한 소록도에는 그동안 경찰관이 단 한명도 배치되지 않아 치안 공백상태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센인 마을은 원생 자치회를 통해 환자 간 분쟁이나 갈등을 해결해왔다.

동아닷컴 우소희 인턴기자 star@donga.com
사진|동아닷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