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알림, 직접 개발”… ‘고구마’ 안전처에 ‘사이다’ 먹여

입력 2016-09-21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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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 알림’. 캡처

최근 경북 경주에서 잦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죠. 이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시기에 국민안전처의 ‘뒷북 대응’이 불안한 주민들을 분통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고 수십 분 후에나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홈페이지는 트래픽 초과로 먹통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보다못한 네티즌이 직접 지진 알림 서비스를 개발하고 나섰습니다.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아이디 ‘이프로부족’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지진나면 텔레그램으로 알림 받기’라는 글로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는데요.

이 개발자는 지진이 일어나면 최단시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냈습니다.

‘지진희알림’이라는 이 시스템은 텔레그램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해당 주소(https://telegram.me/jijinhee_noti)로 들어가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네티즌들이 지진 발생시 디시인사이드 게시판 중 배우 ‘지진희’ 갤러리에 집중적으로 글을 올린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지진희 갤러리에 올라온 도배글.

지진희는 이름에 ‘지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지진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공격(?)의 대상이 됐는데요. 지난 19일에도 지진 발생 1분 만에 갤러리에 첫 글이 올라왔고요. 2분 만에 무려 50여개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지진희 갤러리를 30초마다 검사해 1분 안에 20개 이상의 글이 올라오면 지진 발생으로 간주해 즉시 텔레그램으로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구현해 낸 것이죠.

10여 분만에 재난 문자를 보내는 안전처보다 빠르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물론,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누군가 장난으로 수십 개의 글을 올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는데요.

실제로 21일 지진희 갤러리를 확인한 결과, 일부 네티즌이 도배글(똑같은 게시물을 계속 올리는 행위)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안전처보다 빠르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1만 7000여 명의 네티즌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아닷컴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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