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한약재 ‘사과락’ 근감소 개선 기전 규명

입력 2023-12-27 13:1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초고령 사회 앞두고 근감소증 환자 늘어, 사망률 높이는 근위축 주의
수세미오이 원료 한약재 사과락 근세포 보호 및 근육형성 기전 규명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여창환 연구원 연구팀은 한약재인 ‘사과락’이 근육 형성을 촉진하고 근위축을 방지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기전을 입증했다.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가운데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근육량과 이로 인한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 위험은 노년층들의 발목을 잡기 일쑤다. 근감소증은 공식적으로 질병코드를 부여받은 질환인 만큼 근골격계 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혈관 질환, 우울증과 같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근감소증을 겪는 퇴행성 디스크, 골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자의 경우 약해진 근육이 뼈와 관절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일반 환자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 국내 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은 일반 남성보다 사망률이 4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근골격의 퇴행을 겪고 있는 시니어들은 근감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근골격계 질환의 주요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은 장기간, 고용량 복용 시 근육을 위축시켜 근감소를 일으킨다는 위험성이 보고된 바 있다. 이에 부작용 없는 치료제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여창환 연구원 연구팀이 연구대상으로 삼은 사과락은 박과의 수세미오이 열매에서 씨앗과 껍질을 제거해 말린 것이다. 예로부터 발열, 출혈, 염증 등을 완화하는 데 사용돼 온 한약재다. 최근 사과락에 함유된 페놀산, 플라보노이드 등 성분이 단백질 합성과 근육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근위축증 치료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 쥐로부터 분리한 근육조직에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을 고용량 처리해 근위축을 유도한 뒤 사과락 추출물을 농도로 나누어 처리했다. 그 결과 사과락의 농도가 높을수록 근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됐다. 사과락은 근세포의 생존율을 높여 세포 증식을 촉진했으며 덱사메타손에 의한 근세포 사멸을 보호하는 효과를 보였다. 근육이 형성되는 과정에서도 근섬유를 형성하는 세포인 근관세포의 크기와 수가 사과락의 농도에 비례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후 덱사메타손 처리가 이뤄진 실험에서는 사과락이 근위축 유도 단백질 아트로진-1과 MuRF1 수치를 유의하게 억제하고, 줄어든 근관세포의 크기와 수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여창환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사과락의 근위축 보호 효과를 입증한 첫번째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라며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과락의 효능이 향후 부작용 없는 근위축 및 근감소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근육 연구 및 세포 운동성 저널’(IF=3.352)에 실렸다.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