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문화재단 회의실에서 국가유산청 혁신행정담당관과 공동으로 ‘협력 거버넌스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양 기관이 보유한 전문성과 자산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하는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특히 임용 5년 이하의 국가유산청 신규 공무원들이 참석해 민관 협력의 실제 사례를 공유하고, 공직 사회의 건강한 발전 방향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나눴다. 이를 통해 민관 거버넌스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들이 공유됐다.

세미나는 반크 구승현 연구원이 사회를 맡아 시작되었고, 권소영 연구원의 발표로 이어졌다. 권소영 연구원은 국가 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 국가 정책 소통 플랫폼 ‘열림’, 그리고 양 기관의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국가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은 역사, 문화, 관광, 외교 분야에서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참여형 플랫폼으로,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울림’이 단순한 시민 참여를 넘어 민관 협력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월 1일 출범한 국가정책 소통 플랫폼 ‘열림’은 정부 부처의 역사, 문화, 관광, 외교 분야 정책과 콘텐츠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국민은 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다. 권 연구원은 “열림을 통해 국민은 정부의 정책 취지를 이해하고,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정책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연구원은 양 기관의 대표 협력 사례로 중국의 국가급 무형유산 지정에 대한 대응 캠페인을 소개했다. 2024년 9월, 반크는 중국 지린성 정부가 2021년 한국의 전통음식인 돌솥비빔밥 조리기술을 지역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이를 자국 식당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 반크는 ‘울림’ 플랫폼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며 캠페인을 전개했고, 국가유산청은 관련 자료를 제공해 돌솥비빔밥을 포함해 총 6개 분야 20개 한국 전통 무형유산이 중국 국가급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반크는 해당 자료를 토대로 중국의 문화 왜곡 사례별 대응 캠페인을 펼쳤으며, 주요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 인식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한국의 무형유산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지정 확대 및 국제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권 연구원은 ‘열림’ 플랫폼에 게시된 국가유산청의 다양한 정책 사례를 소개하며, ‘모든 국민에게 열린 정책’ 실현의 구체적 성과를 강조했다. 반크는 ‘열림’ 출범 이후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국가유산기본법 제정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 개방 ▲2024년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등재 등 주요 정책을 국민과 적극 공유해왔다. 

이러한 협력은 국민이 정책의 배경과 목적을 깊이 이해하고, 정부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실질적인 기반이 되었다. 

이어 반크 박기태 단장은 ‘반크가 바라본 국가유산청’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 단장은 지난 20여 년간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20여 개 정부 부처와 협력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무원의 애국심과 초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단장은 현재 공무원 사회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공직자의 역할과 자세를 성찰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직자는 단순한 행정 집행을 넘어 국가의 가치와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가는 동반자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자신이 직접 만난 세 명의 우수 공무원 사례를 공유하며, 공직자의 사명감이 정책의 방향과 국민의 신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는 “국가유산청 공무원들이 정책의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자긍심을 갖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참여형 행정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또한 그는 “반크는 지난 20여년간 수많은 공무원과 협력하며, 진심과 열정으로 일하는 한 명의 공직자가 국가 이미지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직접 목격해 왔다”며, 초심을 잃지 않는 공직자의 자세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꾼다고 덧붙였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박 단장은 “한국의 무형유산과 전통문화가  세계와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국가유산청이 국제 홍보와 협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반크 정인성, 박지은, 이정우, 홍단비 청년연구원들은 국가유산청의 국문·영문 공식 웹사이트를 비롯해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디지털 채널을 사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피드백을 공유했다. 이들은 콘텐츠의 전달력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기관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함께 모색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국가유산청 공무원들이 반크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주요 정책과 추진 사례를 공유하며 상호 이해의 폭을 한층 넓혔다. 

국가유산청 혁신행정담당관 조동주 과장은 “국가유산청은 방대한 콘텐츠와 실체를 바탕으로 국민과 국가유산을 연결하는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는 민간과 협력해 개방적인 행정 모델을 모색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국가유산청의 신입 공무원들이 직접 참여해 민관 협력의 생생한 사례를 접하고, 건강한 공직사회로의 전환과 변화를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의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전략적 민관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 조직은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 전달이 최우선”이라며, “국가유산청은 정확성을 중시하는 행정 철학을 바탕으로 국민 누구나 우리 문화유산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반크 박기태 단장은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국가유산청은 물론 대한민국의 경쟁력임을 늘 기억해 달라”며, “반크는 앞으로도 청년과 국민, 정부를 잇는 든든한 가교로서 국가유산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함께 ‘K-정책 한류’라는 새로운 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민과 관이 함께 국가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혁신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