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목욕탕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 요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하나가 누리꾼들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작성자 A씨는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동네 목욕탕을 찾았다가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몸을 담근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한 젊은 여성과 이를 지적하는 어르신들의 대치였다. 해당 여성은 “요즘은 다 샤워하면서 폰 본다”며 반박했지만, 주변 손님들은 “집이 아닌 공공장소에서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적을 받은 여성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이 글이 공개되자마자 “그건 집에서나 가능하지, 공중탕에선 상식적으로 안 되는 행동”이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특히 ‘카메라’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탕 안에 들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선 강한 반감이 표출됐다. “안 찍는다고 해도 기분 나쁘다”, “렌즈 방향만 봐도 불쾌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댓글에는 “락커룸에서 영상통화하는 사람도 봤다”, “폰 렌즈가 내 쪽을 향하고 있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불쾌감만 삼켰다”는 사례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가정교육을 와이파이로 받았냐”는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이 논란의 본질은 ‘공공장소 예절’에 머무르지 않는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일상이 된 시대, 사람들은 예기치 않게 촬영되는 공포 속에 살고 있다. 특히 목욕탕처럼 사적 영역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공간에선 그 불안감이 극대화된다.

한 누리꾼은 “진짜로 찍은 게 아닐 수도 있지만, 누가 알겠냐”며 “의심이 생기는 순간 이미 마음이 불편해진다”고 했다. 다수의 의견은 “공중목욕탕에 스마트폰은 갖고 들어오지 말자”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