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저작권협회 협회장 선거, 김형석·이시하 후보 본격 경쟁 돌입

김형석 후보, 징수액 1조원 시대 약속하며 ‘영업형 회장’ 비전 제시
이시하 후보, 저작권료 2배 인상과 회원 우선주의 협회 공약 발표
12월16일 선거…‘징수액 4300억 협회’ 사령탑 누가 될지 관심

‘영업형 회장’이냐? ‘회원 우선주의 회장’이냐?

회원 6만명, 징수액 4300억원에 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수장은 누가 될까. 오는 16일 제25대 회장 선거를 앞두고 본격 경쟁에 들어갔다. 유명 작곡가 김형석 씨와 현 협회 이시하 이사가 후보 등록을 마치고 공약집을 배포하는 등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 누적 미징수 저작권료를 비롯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진 회원들의 저작권 비중 등 실질적 현안이 누적된 상황에서 치러진다.

김형석 후보.

● 김형석 후보 “ ‘관리의 협회’에서 ‘혁신의 협회’로”

김형석 후보는 데이터를 근거로 한 ‘영업형 회장’의 깃발을 올렸다. 그는 징수혁신과 상생혁신, 경영혁신, 플랫폼 혁신 등 4대 혁신 비전을 바탕으로 한 징수액 1조원 시대를 약속했다.

먼저 미국의 저작권료 징수·정산 기관 MLC의 한국판인 ‘K-MLC’를 구축, 징수혁신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제 징수액 80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어 별도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생 혁신에도 나선다. 외부 재원을 통해 지속 가능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원로 회원뿐 아니라 준회원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등 회원 전체가 혜택받는 복지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인 회장에 의존하는 대신 전문경영인제도를 도입하는 경영혁신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성과 기반의 인사 혁신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플랫폼 혁신을 통해 복잡하고 분산된 분배 정보를 시각화해 ‘내 저작권료 한눈에 보기’가 가능케 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음악은 내 삶의 언어였다. 하지만 그 울림 속 작곡·작사가의 노고가 종종 잊히곤 한다”면서 “진정한 존중과 보상 속 우리의 음악이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시하 후보.

● 이시하 “‘저작권료 2배’ 회원 우선주의 협회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출신의 이시하 후보는 회원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회원이 우선인 협회’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먼저 스트리밍 저작권료 1.5배 상향 및 중국 등 해외 징수 체계 구축, 그리고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징수 문제를 해결해 저작권료를 2배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한국 작가들만 차별받는 해외 스트리밍 지분 그리고 2000억원에 달하는 OTT 미납 저작권료를 임기 내 징수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회원우선주의협회를 위해 그는 우선 정회원에게 지급되는 연금을 40만원씩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행 11%인 복제 및 공연 관리 수수료율을 전송 수준인 9%로 단계적 인하하는 방안을 밝혔다. 이를 통해 이 후보는 임기 내 현실적인 수수료 인하로 전 세계 최저 수수료 협회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 후보는 또 ‘확실한 개혁’을 위해 임직원 자기 계발비를 즉시 폐지하는 한편 회장 중간 평가제도 역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임직원 해외 출장 결과를 즉시 공개하고, 위원회 임명 권한도 즉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AI 크리에이터’에 대한 제한에도 나선다. 사람의 창작으로 보기 어려운 로그 데이터가 검출될 경우, 무작위 프로젝트 파일 검사를 시행과 함께 작곡가들이 참여하는 검수팀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협회를 바로잡고 비리를 척결하는 한편 회원의 이익을 극대화해 궁극적으로 회원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차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협회 정회원 약 900명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오는 16일 치러지는 차기 회장 선거에서 누가 지휘봉을 잡을까. ‘선거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충진 기자 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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