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의사랑’은사랑을낳고…

입력 2008-01-04 09: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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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장기기증을 서약할 계획입니다. 그게 바로 눈 감는 순간까지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간 최요삼 선수에게 보답하는 길이죠.” 어머니가 최 선수에게서 간을 이식받은 S(27) 씨는 3일 오전 수술이 끝난 후 눈시울을 붉혔다. “2일 오후 9시경 기증자가 최 선수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 간을 어머니께 이식하려고 검사까지 마친 상태였어요. 최 선수 가족들에게는 너무 미안했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3일 오전 불운의 복서 故 최요삼 선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이 분향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동아일보] 지난해부터 간이 나빠진 S 씨의 어머니는 지난달 중순 독성간염으로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병원에 입원했다.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실의에 빠져 있던 S 씨 가족에게 2일 장기 기증 소식이 날아들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최 선수 간의 기능, 모양, 형태가 모두 좋아서 수술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10시간의 대수술이었는데 환자가 벌써 눈을 뜨고 의식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S 씨는 어머니에게 “챔피언이었던 최 선수처럼 이겨내세요. 건강해지면 평소 좋아하시던 추어탕을 먹으러 가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최 선수에게서 신장을 이식받은 K(27) 씨도 3일 오전 마취에서 깨어난 직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너무 고마워서 두렵기까지 하다”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수술 부위가 아팠지만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남기고 간 사람이 최 선수라는 말에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까지 기증자가 누구인지 몰랐는데 최 선수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최 선수가 혼수상태라는 뉴스를 봤는데 제가 장기를 이식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K 씨는 고교 3학년부터 8여 년간 만성신부전증을 앓아왔다.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취직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몸이 회복되면 사회에 보탬을 되는 일을 하고 싶다”며 “그것이 아마 최 선수에게 보답하는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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