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7위김경률“당구인기부활,직접이끌겠다”

입력 2008-02-22 16: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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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김경률(27)이 당구 인기 부활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3쿠션 세계랭킹 7위 김경률은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당구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인기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경률은 “PC방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사라졌던 당구장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옛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 김경률은 “국내 당구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올라 있음에도 다른 인기스포츠 선수들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훌륭한 당구인들이 조명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3쿠션의 대들보 김경률은 국내는 물론 국제 대회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 지난 1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UMB월드챔피언십 3쿠션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으며, 지난주 독일에서 끝난 내셔널월드챔피언십 팀(Team)컵에서도 최성원(30)과 한국대표로 출전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김경률과의 일문일답 Q : 지난 주 독일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팀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A : 이번 대회를 위해 설연휴에도 쉬지 않고 많은 땀을 흘렸다. 최성원 선수와 뭔가 일을 내보자고 독하게 마음 먹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3위는 이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역대 최고성적이다. Q : 준결승에서 스웨덴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했는데. A : 한국에 돌아올때까지 화가 풀리지 않았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 1포인트만 얻으면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찬스를 여러 차례 잡았는데 두 선수 모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에서 지고 눈물을 흘리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Q : 국제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의 기량은 어느 정도인가. A : 최성원 선수를 비롯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 많다. 미디어를 통한 노출이 적어 주목 받지 못할 뿐, 선수들의 기량은 유럽 최고선수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Q :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최근 들어 당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A : 90년대 중후반 PC방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당구장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요즘은 쉽게 당구장을 찾을 수 있다. 알아보는 사람도 늘었고 인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있다. 특히 케이블 TV를 통해 당구중계가 늘어나면서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Q : 1980, 1990년대처럼 많은 사람들이 당구를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A : 당구가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던 것은 당구장이 탈선의 장소로 받아 들여졌기 때문이다. 당구장이 흡연과 도박이 행해지는 장소로 알려지면서 청소년들과 젊은층의 발걸음이 끊기기 시작했다.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건전하고 쾌적한 장소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Q :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은 없나. A : 어린 학생들과 여성들이 즐길 수 있는 금연 당구장을 늘려야 하며, 큐 등 시설을 고급화 할 필요가 있다. 당구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전문 선수들도 변할 필요가 있다. 일반 동호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지도를 해주는 친근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이벤트대회에도 꾸준히 출전해야 한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Q : 본인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A : 당구 인기를 살리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할 각오가 돼있다. 우선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당구의 위상을 널리 알릴 생각이다. 국내 당구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올라 있음에도 다른 인기스포츠 선수들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훌륭한 당구인들이 조명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또 허락이 된다면 방송이나 이벤트 대회에 출연해 당구의 매력을 소개하고 싶다. Q : 당구가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만한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A : 요즘 사회는 모든 게 ‘우리’가 아닌 ‘나’ 하나만을 위해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당구는 다르다. 당구 테이블에서 여러 사람과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다가 E- 스포츠와 달리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골프, 볼링, 야구 등 다른 스포츠에 비해 쉽게 접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다. 또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다이어트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당구장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을 맛볼 수 있다. Q : 큐를 언제 처음 들었고, 본격적인 선수생활은 몇 년도에 시작했나. A :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당구를 쳤다. 1년 동안 400점까지 끌어 올렸다. 일반 동호인들처럼 당구를 즐겼는데 선수를 해보라는 제의를 많이 받았고, 2002년 황득희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며 선수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2003년이 선수 데뷔년도다. Q : 당구와 김경률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한다면… A : 부족함이 많음에도 김경률을 아껴주는 팬들에게 항상 감사 드린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성적을 거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김경률보다 당구를 더 사랑해줬으면 한다. 당구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언제든지 원포인트 레슨을 해줄 준비가 돼있다. 스포츠동아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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