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이 제겐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아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대표로 선발되고 싶어요.” 김이용(35·대우자동차판매·사진)은 ‘오뚝이 마라토너’로 불린다. 1999년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역대 국내 2위 기록인 2시간 7분 49초를 찍을 때만 해도 이봉주(삼성전자)의 뒤를 이을 ‘차세대 기대주’였지만 그해 ‘코오롱 사태’로 팀을 이탈한 뒤 상무, 무소속, 구미시청, 국민체육진흥공단을 거치면서 전성기 기록에서 멀어져 갔다. 페이스가 절정이던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렸다가 독감으로 기권하면서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도 그의 마라톤 인생을 꼬이게 했다. 하지만 김이용은 잊혀질 만하면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살아 있음을 알렸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오뚝이다. 요즘 제주도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이용은 “지난해 12월 대우자판으로 왔는데 팀이 지원을 잘해 준다. 제주도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데 몸 상태는 좋은 편이다. 마라톤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올림픽에는 기록순으로 3명이 출전할 수 있다. 이봉주는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8분 4초의 좋은 기록으로 우승했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대표팀 선발이 확정된 상태. 세계마라톤도로경주협회(AIMS)가 인정한 국내대회 가운데 베이징 올림픽 이전에 개최되는 것은 3월 16일 열리는 2008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대회가 마지막이다. 대우자판 백승도 감독은 “김이용은 근성이 뛰어나고 훈련 욕심이 많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되레 훈련을 자제시키는 편”이라며 “2시간 10∼11분대의 기록으로 국내선수 가운데 3위 이내에 입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