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기~나긴겨울,시작도끝도아이스하키

입력 2008-03-01 13: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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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 경기장에서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하부 리그인 웨스턴하키리그(WHL) 밴쿠버 자이언츠와 브랜든 위트 킹의 경기. 1만4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은 가족과 3대가 함께 온 가족 등이 눈에 띄었다. 경기 중 전광판에 ‘Make Noise(소리를 질러라)’란 문구가 뜨면 관중들은 격렬히 소리를 내질렀다.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의 캐나다인은 시내에서 봤던 캐나다인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빨간 단풍잎과 함께 캐나다의 상징이 된 아이스하키. 캐나다에서 아이스하키는 종교라고도 불린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캐나다인들이 TV 앞으로 모이거나 경기장을 직접 찾는다. 캐나다에 이민이나 출장을 갈 경우 아이스하키에 대한 공부는 필수라는 얘기도 있다. 캐나다에 3년째 살고 있는 조원태(31) 씨는 “한국에선 아이스하키의 규칙조차 몰랐지만 이젠 좋아하는 팀과 선수가 생겼다. 캐나다인들과 얘기를 하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스하키에 대한 지식은 필수다”라고 말했다. 유명한 선수는 우상이 된다. 캐나다 커피전문점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팀 홀턴’. 이곳은 유명한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팀 홀턴이 창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곳보다 많은 사람이 찾는다. 3339만 명의 캐나다인 중에 선수, 코치, 심판 등 하키와 관련된 관계자만 450만 명에 이른다. 이는 선수 가족, 관중은 뺀 숫자로 직간접적으로 하키와 관련된 캐나다인은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등록 선수만 지난해 기준으로 54만5363명이다.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실내 2643개, 실외 1만1000개에 이른다. 작은 동네에도 링크로 여겨지는 하얀색 지붕의 건물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인기와 저변에 힘입어 캐나다 아이스하키 팀의 성적은 세계 정상권이다. 남자는 동계올림픽에서 금 7개, 은 4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캐나다의 추운 겨울 날씨를 뒤로하고 하키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열기를 직접 접해본다면 이미 캐나다에 대해 절반은 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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