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목동야구장!…개장후19년만에프로야구열려

입력 2008-03-14 09: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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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 위에는 뽀얀 흙먼지가 내려앉아 있다. 팬들은 신문지로 쓱쓱 털더니 다른 신문지를 깔고 자리에 앉았다. 일부 팬은 아예 난간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동대문야구장’이 찍힌 잠바를 입은 행상이 맥주와 오징어를 들고 관중석 사이를 오갔다. “여기서 또 만났다”며 단골 야구팬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흐리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경쾌한 댄스 음악이 울려 퍼지는 야구장에는 새 출발을 알리는 생동감이 넘쳤다. ▲반갑다, 목동 야구장![사진제공=동아일보] 드디어 ‘목동 야구장’ 시대가 열렸다.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첫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1989년 목동야구장이 생긴 이후 19년 만이다. 그간 목동야구장에서는 아마와 사회인 야구만 열렸다. 올해 프로야구 제8구단 우리 히어로즈가 둥지를 틀면서 ‘잠자던’ 목동은 20여 년 만에 재도약을 하게 됐다. 이날 우리 히어로즈와 LG의 경기를 보러온 200여 야구팬은 선수들의 활약이 펼쳐질 때마다 박수를 치고 고함을 질렀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53억 원을 들여 야구장을 개보수해 왔다. 인조 잔디를 깔고 외야 펜스 뒤에 불펜을 설치하는 등 단장을 했다. 우려도 있었지만 이날 선수들이 뛰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LG 김재박 감독은 “그라운드가 괜찮다. 경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히어로즈 송지만은 “(같은 인조 잔디인) 대전, 대구보다 쿠션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은 아직 준비가 덜 됐다. 외야 관중석에는 동대문야구장에서 뜯어온 좌석들이 고정되지 않은 채 널브러져 있어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었다. 문을 연 매점 1군데를 빼면 야구장 내 편의시설은 전무했다. 유민희(32) 씨는 “수원야구장하고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청소도 좀 하고 편의시설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인찬 기자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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