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의힘’남자하키신바람
“편안하게 해.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란 말이야.”
남자 하키 최연소 국가대표 강문권(20)이 투입되자 조명준(47) 감독의 목소리가 커진다. 조 감독의 지도철학은 ‘자율하키’다. “예전처럼 강압적인 방식으로 훈련해서는 젊은 선수들의 창의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 조 감독은 “어차피 올림픽 본선무대에서 호주, 독일, 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팀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개인기가 필수적이다.
일대일에서 지는 팀은 결국 경기를 잃는다. 전술적인 부분은 나중 문제다”라고 했다.
한국남자하키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베이징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현재 세계랭킹은 5위. 2007년에는 세계 6강만이 참여하는 챔피언스트로피국제남자하키대회에서 4위를 기록하며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대표팀은 28일 성남하키장에서 폴란드와 평가전을 치렀다. 세계랭킹 21위인 폴란드는 4월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 예선을 앞두고 있다. 올림픽에 참가할 12개 팀 가운데 11팀은 이미 결정됐다.
한국은 전반 23분 터진 유효식(26.성남시청)의 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섰다. 후반에는 1분 강문권의 골을 시작으로 6골을 쓸어 담았다. 7-0의 완승. 특히 4골을 터치슛으로 넣는 등 고급 기술을 마음 껏 발휘했다. 터치슛은 날아오는 패스를 스틱으로 방향만 바꾸는 기술.
유효식은 스틱 헤드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공의 방향을 바꾸며 폴란드의 장신 수비수들을 무력화시켰다. 2007 세계올스타 서종호(28.김해시청)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탄성을 자아냈다. 2007 아시아 남자하키 MVP 장종헌(24.김해시청)은 페널티코너의 달인 답게 세트플레이에서 날카로운 슛을 보여줬다.
폴란드 대표팀 마체이 마투츠인스키 감독은 “어제 한국에 도착해 시차적응이 덜 돼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면서도 “한국은 세계 정상급의 팀이고 스피드가 뛰어나다”며 대표팀을 높게 평가했다.
성남=전영희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