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신의‘레이디티’]필드친구는인생의멘토

입력 2008-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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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의 ‘레이디 티’ : 친구보다 더 소중한 골프 멤버¶ ‘나이가 들수록 골프친구에게 더 잘 하게 되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이 들어 ‘왕따’가 되지 않기 위해 알아서 인맥관리를 하게 된다는 뜻이다. 모임의 동반자들과 함께 라운드 나가 보면 간혹 본성(?)을 발견하게 된다. 침착하던 사람이 덤벙대기도 하고, 냉철하던 사람이 우유부단해진다. 시원한 성격의 사람이 소심하게 행동하고, 내성적이던 사람이 과감해질 때, 상대의 감춰두었던 맨 얼굴을 마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다. 평소에 알 수 없었던 다른 면까지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친숙함을 갖게 한다. 얼마 전 한 지인과 라운드를 나갔다.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지인이었기에 라운드가 기대됐다. 그녀는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에 맞게 평소 행동도 얌전했고 말수도 적었다. 그런 모습이 여리고 예뻐 보이기는 했지만 깍쟁이 같고 소심한 인상을 풍기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첫인상과 완전히 달랐다. 샷을 날리는 모습은 여성스러운 외모와는 전혀 달랐고, 빠른 의사결정과 게다가 동반자까지 배려하는 세련된 매너까지 갖춘 모습에 흠뻑 빠지게 됐다. 여성 골퍼들의 경우 라운드하면서 집안 일, 육아 문제, 재테크 정보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다. 사업을 하는 여성 기업가는 남성 기업가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경영 노하우나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가정주부들은 자신이 속한 공간을 더욱 단단히 꾸려 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언니 없이 남동생만 둘인 맏이로 자란 필자는 이번 라운드를 통해 인생을 함께 걸어갈 친언니 같은 골프 친구를 얻게 됐다. 방송국에서 들리는 소문을 종합해 보면 그녀는 일 처리 능력이 탁월하고 작은 실수조차 하지 않는 철의 여인 같은 이미지였다. 그러다 우연히 라운드 하게 되었는데, 그녀의 아이 같은 해맑은 웃음, 상대를 배려하는 몸에 배인 매너, 골프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반해버렸다. 그 멋진 여성은 바로, 아나운서 김수정이다. 이제는 함께 골프를 치며 일을 하면서 아이 키우는 고충과 살아가면서 겪는 크고 작은 일, 기쁘고 속상했던 마음 속 이야기들을 나누며 자매처럼 지내는 사이가 되어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됐다. 정혜신 | 피부과 전문의. SBS-TV ‘잘 먹고 잘 사는 법’의 공동 진행을 맡고 있다. 골프 경력 $$년의 골프마니아. 피부과 전문의로 SBS-TV ‘잘 먹고 잘 사는 법’의 공동진행을 맡고 있다. 골프경력 5년의 골프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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