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초반풍향계/대구·목동혈투
2008 삼성PAVV프로야구는 개막 첫주 연승-연패의 희비쌍곡선과 돌풍이 어지럽게 교차했다. ‘메이저리그식 자율야구’를 표방한 롯데가 욱일승천의 기세로 ‘구도’ 부산을 들뜨게 했는가 하면, 우여곡절 끝에 페넌트레이스에 합류한 우리 히어로즈는 이변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선전을 이어갔다. 또 한화가 개막 5연패의 수모를 당했는가 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두산은 소리 소문 없이 5연패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이번 주에는 시즌 초반의 풍향계로 작동할 만한 6연전이 잡혀있다. 특히 주중 3연전으로 펼쳐질 대구 롯데-삼성전과 목동 LG-우리전에 눈길이 쏠린다. 6승2패의 공동선두인 롯데와 삼성간 대결에서는 한쪽이 ‘스윕’(sweep·시리즈 싹쓸이)에 성공할 경우 초반이지만 독주체제의 구축도 가능해진다. 롯데와 삼성은 각각 하위권의 KIA와 한화를 상대로 주말 3연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서울의 터줏대감 LG로서는 깜짝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히어로즈가 부담스럽다. ‘서울 입성금’ 문제로 일찌감치 등을 돌린 형과 동생의 싸움인데 형으로서는 이겨도 본전, 지면 망신이다.
○ 대구/롯데의 창 vs 삼성의 방패
똑같이 8게임씩을 치른 롯데와 삼성의 팀 컬러는 데이터로도 확연히 구분된다. 롯데는 유일한 3할대 팀 타율(0.304), 삼성은 유일한 2점대 팀 방어율(2.59)을 자랑하고 있다.
팀 홈런에서도 롯데는 10개, 삼성은 6개로 차이가 난다. 테이블세터진의 출루율과 클린업트리오의 한방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롯데는 특히 중반 이전에 강하다. 1∼3회와 4∼6회 각각 팀타율과 홈런이 0.327-4홈런, 0.344-2홈런으로 최강이다. 반면 삼성은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의 특색이 도드라지는 7∼9회 피안타율과 방어율에서 0.139-1.88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롯데의 초반 기선제압이냐, 삼성의 종반 버티기냐가 3연전의 핵심 포인트다.
○ 목동/전현직 LG 감독 총출동?
LG 김재박 감독에 맞서는 히어로즈의 덕아웃에는 이광환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있다.
이 감독과 이 코치 모두 LG 감독 출신이다. 이광환에서 이순철로의 이동은 평화적인 정권교체였던 반면 김재박의 취임에는 불가피한 ‘유혈극’이 수반됐다. 한가지 공통점은 2002년 김성근 감독(현 SK) 이후로 이들 세 감독이 LG를 맡아서는 단 한차례도 ‘가을잔치’를 구경하지 못했다는 사실. 물론 김재박 감독은 내년까지 3년 임기가 남아있다. 덕아웃이 서로를 너무도 잘 아는 사이라 목동은 그라운드 밖으로도 시선이 간다. 적어도 방망이 만큼은 클리프 브룸바를 앞세운 히어로즈가 LG에 앞선다. 선발과 불펜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