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교수의그라운드엿보기]축구만잘하면된다?

입력 2008-04-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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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고교 또는 대학 운동선수를 스튜던트 어슬렛츠(student athletes)라고 부른다. 학생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운동선수라는 의미이다. 스포츠를 전문으로 하는 학생들도 정상적인 커리큘럼을 통한 학교생활이 첫 번째이고, 팀에 소속된 스포츠 활동이 후순위다. 물론 고교나 대학교 과정에서 팀 스포츠 활동을 하려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들은 초등, 중학교에서 우리처럼 많은 시간을 스포츠 활동에만 투자하지 않는다. 미국 고교에서는 학점 이수를 하지 못한 학생선수에게 특별 레슨(개인지도)을 붙여 학점을 이수하게 도와준다. 이것이 미국의 대표적인 학생선수 육성의 기본 방침이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아직도 대다수 엘리트 운동 팀은 합숙 훈련과 더 많은 특별 훈련 때문에 수업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한다. 전인교육 차원에서라도 수업참여는 의무이다. 수업을 등한히 해온 탓에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두면 적응력이 떨어져 정상적인 학생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공부와 축구를 병행해야 하는 또 한가지의 이유다. 2007년 고교 축구선수 출신의 졸업생 1250명(125학교, 10명씩) 가운데 750명이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 500명은 대학진학에 실패한 채 생활 터전을 잡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는 추정치 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갈 곳 없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다. 2006년 K리그에 등록된 고교 출신 선수는 108명이었지만 2007년에는 113명으로 늘어 전체 등록선수의 23.2를 차지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K3리그가 생겨 선수 수급을 돕고 있지만, 대부분 팀들은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선수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월급을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스포츠산업은 전체 19조6500억원(2005년)의 규모에서 서비스업(경기업, 정보업, 기타 스포츠서비스업)이 차지하고 있는 규모는 8조9300억원(45.5)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스포츠산업 내의 축구산업 역시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직종을 살펴보면, 최종 목표인 프로선수 뿐아니라 축구지도자, 에이전트, 프로구단 매니저, 축구행정가, 해설자, 경기분석 전문가, 프로모션 전문가, 축구외교관, 축구전문기자, 용품 개발 및 디자이너 등이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축구산업 관련 직종에 취업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직업으로의 축구선수 활동은 30대 중반까지다. 그 이후에는 관련 직장이나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 은퇴 후의 진로를 위해서라도 학생선수 시절에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6-17세 까지는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통해 성장해야만 미래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최소한 고교 1학년까지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늘날 축구와 관련된 직업들은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축구를 하든 안 하든 공부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사항이다. 김종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학생들에겐 늘 ‘현실적이 되라’고 얘기한다.꿈과 이상도 품어야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은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축구에서도 구체적인 문제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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