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프리킥,전남살렸다…태국촌부리에1-0진땀승

입력 2008-04-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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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챔스리그8강행불씨
후반 종료 직전, 송정현(전남)이 촌부리FC 진영 페널티 정면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전남으로서는 마지막 기회였다. 경기가 만일 0-0으로 끝나면 전남의 8강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상황. 키커로 나선 선수는 시몬(27). 시몬이 왼발로 공을 강하게 감아찬 순간 촌부리 수비수들이 펄쩍 뛰어올랐지만, 볼은 수비벽을 넘어 골문 오른쪽 그물로 빨려들어갔다.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박항서 전남 감독은 두 손을 꽉 쥔 채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올 시즌 7경기 만에 얻은 첫 승. 전남은 K리그에서 1무3패, 챔피언스리그에서 2패를 기록 중이었다. 전남이 9일 오후 7시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촌부리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44분 터진 시몬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전남은 이날 승리로 G조에서 1승2패(승점 3)를 기록, 8강 진출의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이날 결승골은 시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시몬은 올 시즌 전남이 넣은 5골 중 2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산드로와 슈바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사실상 공격진을 혼자 이끌어왔다. 하지만 박 감독은 이날 시몬을 과감하게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시몬의 체력을 배려한 부분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불성실한 수비였다. 박항서 감독은 “공격수가 볼을 뺏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가 패스를 쉽게 할 수 없도록 압박을 해줘야하는데 그런 면이 없다. 여러 번 이야기를 해도 듣지를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국내파 공격수들이 90분 내내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음에도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득점을 올리지 못하자 박 감독은 후반 18분 결국 시몬을 투입했다. 시몬은 박 감독에게 시위라도 하듯 후반 내내 상대를 압박하며 찬스를 엮어냈고 결국 종료직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박 감독은 “처음에 골인 줄도 몰랐는데 관중과 스태프들의 환호성을 듣고서야 골인 줄 알았다. 시몬이 평소 프리킥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도 승리해 당초 목표였던 챔피언스리그 8강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남과 같은 조의 감바 오사카는 멜버른 빅토리와의 원정 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두고 2승1무(승점 7)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G조에서는 감바 오사카에 이어 촌부리가 2위(1승1무1패, 승점 4), 멜버른과 전남이 나란히 1승2패로 3,4위를 기록했다. E조의 포항은 창춘 야타이와의 E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1승2패(승점 3)로 8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광양=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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