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풀타임활약…맨유,로마꺾고4강안착

입력 2008-04-10 0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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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엔진’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더 이상 조연이 아니었다. 주연이 되기 위해 약간의 시간이 걸렸을 뿐 그는 이제 팀 승리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변해 있었다. 박지성은 10일(한국시간) 새벽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 선발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1-0 승리를 뒷받침했다. 맨유는 후반 25분에 터진 카를로스 테베즈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차전 2-0 승리에 이어 1,2차전 합계 3-0으로 로마를 물리치고 2년 연속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 4강에 안착했다. 이날 맨유의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박지성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시종일관 로마 수비진을 괴롭혔다. 경기시작과 함께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든 박지성은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 욕심을 냈고, 날카로운 문전 크로스로 로마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또한 박지성은 공격에서 뿐만 아니라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로마의 왼쪽 측면 공격수 만시니의 공세에 대비해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지칠 줄 모르는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특히 박지성은 경기 종료 직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쏜 마무리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쉽게도 챔피언스리그 통산 2호골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두 팀간의 경기는 주전들을 대거 뺀 맨유의 압승이었다. 이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아스날과의 주말 빅매치를 대비한 듯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벤치멤버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임에도 1.5군을 내세운 퍼거슨의 강심장이 돋보이는 대목. 맨유의 팬들은 자칫 역전패라도 하지 않을까 불안한 내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런 우려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더블 스쿼드’를 자랑하는 맨유는 벤치멤버까지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로마의 대반격에 맞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주도권을 잡아가던 맨유는 전반 30분 웨스 브라운의 태클로 허용한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데 로시의 어이없는 슈팅으로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침착하게 볼 점유율을 높여가던 맨유는 후반 25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오언 하그리브스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테베즈가 멋진 다이빙 헤딩슛을 터뜨린 것. 승기를 잡은 맨유는 원활한 패스로 경기 흐름을 주도했고, 주심의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반면 ‘정신적 지주’ 프란체스코 토티가 빠진 로마는 전반에 잡은 절호의 선제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지난해에 이어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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