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NH농협 2007-2008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첫 경기.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박기원 LIG손해보험 감독과 선수들이었다. 시즌전 돌풍을 기대했지만 삼성, 현대, 대한항공에 밀려 정규리그 4위로 마친 LIG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LIG 선수단은 박 감독의 인솔하에 이번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취재진을 보자 반갑게 인사를 건넨 박 감독은 “(선수들이)그냥 놀러온 게 아니다”라며 “매 경기가 끝나면 리포트를 제출토록 하는데 꽤 부담이 되는 모양”이라고 했다. 해당 포지션별로 선수들에게 각 세트를 정리하도록 한단다. 박 감독은 포인트를 찍었다. 삼성의 3-1 역전승으로 끝난 이날 경기서 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 먼저 23점을 차지하면 세트를 내줬다는 사실이다. 첫 세트 삼성이 23-22로 앞선 뒤 패했고, 2세트선 현대가 똑같은 국면을 맞이했다. 역대 최장시간(44분)이 기록된 3세트도 마찬가지. 박 감독은 “어떤 선수가 이 장면을 집어낼지 궁금하다”고 웃었다. 대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