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진화]‘UFO슛’그것이과학이다

입력 2008-04-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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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개발로완벽한구형재현…볼정확도·스피드등획기적발전
요즘이야 최고급 소재로 만든 용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어릴 적 비닐포대로 야구 글러브를 만들고, 돼지 방광으로 볼을 차 본 경험이 한번 쯤 있으리라. 다소 원시적이라고 느껴질지 모르나, 그것 또한 예전 시대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용품이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볼의 변화도 뒤따랐다. 특히 스포츠공의 과학화가 진행되면서 공의 기능성이 향상되었고, 이는 곧바로 승부의 변수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볼은 간단없이 진화해왔고, 그런 과학화는 스포츠에서 경기력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UFO슛은 과학적 신기술이 적용된 볼과 선수의 기술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재질과 특성을 고려한 과학적인 공의 변천사를 거슬러 올라가 조목조목 살펴본다. ○ 최초의 정식 축구공은 8조각 우선 450g짜리 공으로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축구대회를 통해 60억 인구를 웃기고 울리는 축구공의 역사를 뒤쫓아가보자. 19세기 초에 탄생한 최초의 정식 축구공은 여덟 개의 조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보다 완벽한 구형을 만들기 위해 이후에는 12, 18, 26조각으로 차츰 늘어났으며, 현재는 오각형 조각 12개와 육각형 조각 20개로 만든 32조각의 축구공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실제 축구공은 완전한 구형에 가까울수록 이동경로의 정확도가 높아지는데 아무래도 여러 장의 가죽을 이어 붙여 만들면 가죽 조각 사이의 이음새 부분 때문에 완전한 구의 모양을 갖추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공을 찰 때 이음새 부분을 차면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기 힘들어 진다. 이런 축구공의 과학적 진보를 이끈 것은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이다.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신제품이 등장했고, 이로 인해 볼의 과학화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에 처음 공인구를 주문한 1970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텔스타’, ‘탱고’(유로1980), ‘탱고 문디알’(유로1984), ‘탱고 유로파'(유로 1988) 등으로 진화됐다. ‘피버노바’(2002월드컵)는 스피드와 반발력을 높였고, 유로 2004의 ‘로테이로’는 슛 스피드를 높인 공인구이다. 2006년 월드컵에는 ‘팀가이스트’가 사용됐으며, 유로 2008에는 ‘유로패스’가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팀가이스트는 기존의 32개 조각이 아니라 14개 조각으로 줄임으로써 매끈하고도 완벽한 구형에 가까운 모양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볼의 정확도와 컨트롤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됐다는 평가이다. 아울러 수중전에서는 보통 공이 수분을 흡수해 무게가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반해, 팀가이스트는 이런 결점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 ‘유로패스’는 표면에 미세 돌기를 넣어 공과 축구화의 표면 마찰력을 높였고, 이에 따라 슛 강도와 스피드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이다. ○ 야구공 85g서 148.8g까지 무거워져 한 손에 꽉 들어오는 야구공의 경우 초창기이던 1840년대 까지는 무게가 현재의 절반 가량인 85g이었다. 당시에는 무게가 가벼운데다 고무를 가운데에 넣고 털실을 감아 만들었다. 이러다보니 반발력이 매우 높았다. 이런 탓에 한 경기 점수가 100점 이상인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전해진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846년에는 21점을 먼저 내는 팀이 승리하는 경기규칙이 도입됐고, 1854년에 들어서면서 공의 무게를 조금 늘리고 크기를 키워, 지름은 7∼8.9cm까지, 무게는 155∼169g까지 허용했다. 점수가 줄어든 것은 당연했다. 야구공의 크기는 점차 줄어 1872년 현재와 같은 크기로 확정됐다. 현재 한·미·일 3개국 프로야구를 비롯해 성인야구에서 쓰이는 공인구는 무게 141.7∼148.8g, 둘레 22.9∼23.5cm(지름 7.23cm) 이내로 규정되어 있다. ○ 골프공 발전따라 코스길이 연장 골프공은 골프 발전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공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골프장 코스 길이가 늘어났고, 골프 클럽 소재와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골프공은 비거리, 스핀, 정확도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면서 제조 기술이 발전해왔다. 15세기 영국에서 새의 깃털을 말과 같은 동물 등의 가죽에 채우고 봉합한 공이 오늘날 골프공의 원조인 페더 공이다. 직경 43∼46mm, 무게 35∼40g으로, 적절한 강도를 만들기 위해 다량의 깃털을 사용했다. 1845년에는 천연나무 수액을 형틀에 넣어 만드는 방식으로 볼의 수명은 길어지고 비거리, 내구성 등이 페더 공 보다 뛰어난 공을 생산하게 되었으며, 대량생산도 가능하게 되었다. 1860년 공의 표면에 흠집이 생겼을 때 공이 더 멀리 날아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공의 표면에 오목한 흠을 만든 딤플 공이 고안되었다. 처음에는 공의 표면에 흠집 모양을 가공한 수제품 형태로 생산되었다. 일반적으로 직경이 크고 깊이가 얕은 딤플은 공을 높게 뜨게 하는 양력을 증가시켜 비거리를 늘리는 반면, 직경이 작고 깊이가 깊은 딤플은 비행의 안정성을 도와 공의 탄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딤플이 발견됨으로써 본격적인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고, 일정한 크기의 공이 생산되면서 공의 규격 기준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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