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적에게예의찾나”화난김성근

입력 2008-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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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조영민120구던지고2군간까닭
김성근 SK 감독이 12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 패전 처리로 내보냈던 우완 조영민을 120구나 던지게 ‘방치’하고, 바로 다음날 2군에 내려버린 숨은 이유를 공개했다. 당일 조영민은 선발 쿠비얀에 이어 2회부터 등판해 9회 첫 타자(볼넷)까지 거의 완투를 했다. 6이닝 동안 15안타를 두들겨 맞았고, 9실점이나 했다. 전부 자책점이었다. 당시 조영민은 15안타 중 11개를 슬라이더를 던지다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목동 마운드에서 슬라이더의 각이 안나오는 데도 포수 정상호의 사인을 거부하고 슬라이더로 일관하다 난타를 자초한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이 대로한 결정적 이유는 결과 탓이 아니었다. 조영민은 1구 1구 던질 때마다 마운드 앞으로 내려와 공을 받았다. 김 감독이 가장 질색하는, 마운드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여기에다 결정타는 조영민이 4회 히어로즈 정성훈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벌어졌다. 조영민은 광주일고 선배인 정성훈을 맞힌 것이 마음에 걸렸던 듯 엉덩이를 토닥이며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는데 이를 목격한 김 감독이 단단히 화가 났던 것이다. 김 감독은 “아무리 선배라도 필드에선 적인데 어떻게 그런 태도를 취할 수 있는가”라며 아직도 완전히 노기가 가시지 않은 어투로 말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김 감독과 코드를 못 맞추다 딱한 처지에 빠진 조영민이다. 문학=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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