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권리-선수의권리…소유vs자유첨예한‘쩐의전쟁’

입력 2008-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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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논리따라한쪽은금전적손실…입단후수년간은구단이, FA자격땐선수가칼자루
프로구단 운영에서 가장 큰 비용은 구단이 선수보유권리를 유지하는데 든다. 선수가 기량을 발휘하게끔 하는데 드는 연봉, 아마추어를 구단 선수로 만드는데 드는 계약금, 또 다른 팀 선수를 영입하는데 드는 이적료 등이 권리유지에 대한 대가다. 빅리그, 마이너리그를 막론하고 이 부문의 비용항목이 구단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선수권리의 취득 혹은 이전 절차는 리그 소속 구단들이 합의한 규약에 따라 진행된다. 선수권리에 관한 규약은 프로리그의 헌법과 마찬가지이지만 때로는 법률과 충돌하기도 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직업선택의 권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100년간 있었던 선수와 구단간의 많은 소송들이 이 때문이었다. 선수나 구단 간에 이 권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어느 쪽에 힘이 더 쏠리는가에 따라 한쪽은 반드시 금전적인 손실을 감수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힘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에 따라 오가게 된다. 대개의 리그에서는 규약에 신인선수가 프로입단 최초계약을 맺었을 때 구단이 자르기 전까지는 그 구단에 의무적으로 종속되는 기간을 정해두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6년을 채운 선수에게 선수 본인이 가고 싶은 구단을 선택할 권리가 주어진다. 이때부터 선수에게 힘이 실리고 갑과 을의 위치가 뒤바뀌어 선수는 큰 돈을 만지게 된다. 100년 역사의 빅리그에서 선수와 구단은 이 권리를 놓고 수시로 충돌해왔고 지금도 밀고 당기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다. 그리고 선수의 직업선택 권리를 제한하는 대표적인 제도가 드래프트이지만 대부분의 리그에서 팀간 전력균형을 위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인정된 상태이다. 국내 프로리그를 보면 프로야구선수는 9년이 지나야 구단 선택의 자유를 갖고, 농구는 최장 5년, 축구는 3년이다. 즉, 국내 프로야구단은 선수보유권리를 한번 취득하면 9년간 그 선수에 대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축구단은 3년밖에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 축구선수는 3년마다 재계약 칼자루를 쥐게 되고, 구단은 칼날을 쥐게 된다. 물론 뛰어난 선수일 경우에만 돈 주는 쪽보다 받는 쪽의 목소리가 더 큰 구조이지만 스타플레이어가 차지하는 비중 측면에서 구단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3년마다 대사가 돌아오는 구단일지라도 9년마다 대사를 치르는 구단보다 훨씬 많이 벌면 문제가 없다. 또 싼값에 영입할 수 있는 선수공급루트를 많이 만들어 밀어내기가 원활해도 부담이 줄어든다. 보유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고, 샐러리캡 도입, 보유선수 숫자 제한하기 등이 빅리그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제도들이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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