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호랑이“虎虎”…윤석민,팀7연패사슬끊다

입력 2008-04-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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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대생애첫승겹경사…“직구결정구통했어요”
경기 전 덕아웃에서 물끄러미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그에게 ‘팀이 연패 중이라 부담이 되겠다’는 말을 건네자 의외로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초반일 뿐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부담도 없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기를 주셨다. 기는 넘친다”며 환한 웃음까지 지었다. 옆에 있던 구단 프런트가 “너무 많이 받아도 안 되니 내 마지막 기까지만 받고 7이닝 무실점만 해 달라”고 부탁 겸 애원(?)을 하자 “그래야죠”라고 힘차게 답했다. 각오가 남달랐던 덕분일까. 그는 ‘7이닝 무실점’ 약속을 정확히 지켜냈다. KIA 선발 윤석민(22)이 큰일을 했다. 소속팀의 7연패를 끊음과 동시에 프로 데뷔 이후 단 한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개인 6연패 만을 기록했던 LG를 상대로 생애 첫 승리라는 꿀 맛 같은 기쁨도 동시에 누렸다. 윤석민은 16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2패)째를 챙겼다. 24타자를 맞아 5안타만을 내줬을 뿐. 삼진은 4개를 잡았고 무엇보다 볼넷이 하나도 없는 깔끔한 투구 내용이었다. KIA는 6일 대전 한화전 이후 전날까지 7연패에 빠져 꼴찌에 머무르고 있던 터. 더구나 윤석민 자신도 2006년 9월 14일 광주 LG전 이후 트윈스에게만 개인 6연패를 당했던 터라 더욱 의미 있는 하루였다. 2005년 데뷔 이후 LG전 첫 승리였다. 지난해 시즌 중반까지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방어율 1위를 달리면서도 ‘최다패 투수’라는 오명을 들어야만 했던 그의 올 시즌은 그런대로 출발이 괜찮은 셈.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5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3실점으로 첫 승 테이프를 끊었다. 그러나 웬걸. 우연치 않게 그 날 이후로 팀은 7연패 수렁에 빠졌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후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윤석민은 1-0 살얼음판 승부가 결국 그대로 끝이 나자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정말로 값진 1승’를 자축했다. 조범현 감독은 “석민이가 나무랄데 없이 너무 잘 던져줬다”고 연패 탈출의 공을 그에게 돌렸다. ‘약속을 지켰다’는 말에 그는 “그렇네요. 그래서 더 기분이 좋다”면서 “사실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했는데 5회 이후에는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기더라”고 털어놨다. “직구를 결정구로 사용했는데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그는 “마무리 (한)기주가 올라갔을 때 연패를 끊어달라고 마음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면서 “고맙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잠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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