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데다”…“악,롯데다”,거인돌풀이만든‘동상이몽’

입력 2008-04-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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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도움”프런트는반색·“상승세부담”선수단은사색…상대팀내부반응극과극
동상이몽(同床異夢). 야구계에서 프런트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 “우리팀이랑 할 때 빼놓곤 롯데가 꼭 이기길 빈다.” 제리 로이스터 효과로 파생된 ‘롯데 특수’가 프로야구판을 먹여 살리다시피 하는 요즘, 각 구단 프런트는 롯데의 ‘강림’을 손꼽아 기다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6일 삼성전을 앞두고 SK 프런트는 그 어느 팀보다 간절히 롯데의 승리를 기원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일정상 롯데는 22일부터 24일까지 SK의 홈인 문학으로 원정을 온다. 이때까지 롯데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야 롯데 특수에 편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실제 SK는 16일 삼성전을 앞두고 “앞으로 8회초 원정팀 공격에 앞서 방문팀 응원가를 틀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SK 홍보팀은 롯데의 비공식 응원가 ‘부산 갈매기’를 유독 강조했다. 사실상 타 지방팀 응원가가 거의 없다고 볼 때, 롯데 원정팬을 염두에 둔 마케팅 플랜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하다. 롯데가 잘 하길 바라는 구단은 비단 SK만 아니다.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지만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히어로즈도 주말 롯데 3연전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이미 롯데 원정 응원단이 관광버스를 대절해 목동으로 몰려들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서울의 최고 인기구단 LG조차 4월 1∼3일 삼성에 3연패를 당한 뒤 “이제 믿을 건 롯데뿐”이라며 곧이어 예정된 롯데 3연전(4월 4∼6일)에 팬 몰이를 기대는 뉘앙스를 줬다. 실제 잠실 3연전은 전 경기 2만명 이상, 총관중 8만 239명이 몰려 롯데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롯데의 홈 사직으로 원정을 떠나는 구단의 프런트도 희희낙락은 마찬가지다. 평균 관중 2만 명을 웃도는 롯데의 흥행력에 편승해 경기당 28의 원정팀 수당을 두둑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현장은 ‘소나기는 일단 피해야 한다’는 비유를 들어가며 롯데전을 꽤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어 아이러니컬하다. 15일까지 SK와 공동 선두(10승 4패)인 롯데는 팀 타율과 득점 1위다. 투수력과 기동력도 탄탄하다. 여기다 극성맞은 롯데팬의 집단 출몰은 원정팀에게 거슬리는 존재다. 작년 시즌 롯데를 쥐 잡듯 잡았던 김성근 SK 감독조차 “삼성-두산-롯데와 3연전이 이어지는 일정인데 최대 고비”라며 경계하고 있다. 실제 SK는 4월 1∼3일 사직 원정 3연전을 1승 2패로 몰린 바 있다. 1위팀 SK가 이럴진대 다른 팀 선수단이 5월 이후에나 롯데와 만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지사. 한 배를 탄 프런트와 현장의 입장까지 갈라놓은 롯데 효과의 저력이다. 문학=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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