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가감동한부산갈~매기…롯데팬보다뜨거울순없다

입력 2008-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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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컵스팬도비교안돼…내달어머니이어두딸에도사직의장관보여줄것”
“이런 팬들은 어디에도 없다.” 제리 로이스터(56) 롯데 감독은 단호했다. 두산전을 앞둔 15일 사직구장. 메이저리그 일부 구단 팬들과 롯데 팬들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평일인 이날도 1만9200명의 관중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지난 주말에는 2경기 연속매진을 기록했다. “그들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진정한(true)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로이스터는 롯데에 마법을 걸었지만, 로이스터를 신명나게 한 건 바로 부산이었다. ○경기 끝나면 선물 보따리가 ‘한아름’ 메이저리그 시절에는 스타 선수도, 스타 감독도 아니었다. 그런데 부산에서는 매일같이 선물과 사인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가게에서 물건값을 깎아주기 일쑤고, 대형할인매장에서 생필품을 살 때조차 팬들이 뒤를 쫓는다. 경기 후에는 몰려드는 팬들 사이를 뚫고 구단 버스에 오르느라 시간이 한참 걸린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이 모든 순간을 즐기고 있다. 그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부산에서의 하루하루가 ‘원더풀 타임’(Wonderful time)이라는 말과 함께였다. ○보스턴·컵스 팬들과도 ‘비교 불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 팬들은 열성적이기로 유명하다. ‘밤비노의 저주’와 ‘염소의 저주’가 그들의 심장에 ‘한’(恨)을 심었다. 보스턴은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지만,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는 여전히 우승에 목마른 팬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그래도 로이스터 감독의 평가는 “부산이 최고”였다. 그는 “적어도 미국에서만큼은 이런 팬들을 본 적이 없다. 컵스 팬들이 미국에서 가장 열정적인 건 맞지만 부산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팬들의 열정과 순수한 서포트 덕분에 선수들도 활기에 넘쳐있다”면서 “내가 지금까지 본 팬들 가운데 최고”라고 거듭 강조했다. ○가족들에게도 자랑하고픈 ‘열기’ 그래서 로이스터 감독도 팬서비스를 위해 직접 나섰다. 롯데 팬들은 11일 홈경기부터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국민의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클리닝타임에 덕아웃을 참관할 수 있는 ‘덕아웃 워크’도 생겼다. 선수들과 팬들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겠다는 로이스터 감독의 아이디어다. 반응은 물론 폭발적이다. 뿐만 아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사직구장의 ‘장관’을 보여주기 위해 가족들을 초청했다. 로이스터 감독과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의 어머니가 다음달 부산을 찾기로 했다. 미국에 있는 두딸 캐시(24)와 캐라(14)도 여름방학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캐라는 이미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부산의 열기를 확인하고 있다. 물론 로이스터가 꼭 초대해야 할 사람과 장소는 따로 있다. 그는 “꼭 10월의 야구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사직=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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