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영수투구수?어깨한테물어봐”

입력 2008-04-1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선동열감독용불용설지지“구위떨어질때까지던져라”
‘용불용설’이란 말이 있다. 라마르크란 과학자가 지었다는데 ‘인간의 육체는 쓸수록 단련된다’는 요지다. 이와 정반대되는 설이 ‘우물론’이다. 퍼 쓰다 보면 결국 고갈, 퇴화된다는 논리다. 두가지 이론은 주로 남자의 정자가 무한대 생성이냐, 아니냐를 논쟁할 때 쓰인다. 비단 정자뿐 아니라 야구계에서는 투수의 어깨를 두고 두 이론이 대립한다. 이에 대해 투수 육성의 한국 최고 권위자격인 선동열 삼성 감독은 17일 SK전을 앞두고 ‘용불용설’을 지지했다. 일본파인 선 감독은 “일본은 캠프에서 하루 700개를 전력투구하는 투수도 봤다. 캠프 20일 동안 3000개를 던진다”라고 언급, ‘어깨=소모품’이란 주장을 일축했다. 그렇다면 왜 투수는 어깨를 다치는 것일까. 선 감독의 해석에 따르면 혹사 탓이 아니라 투구 폼과 밸런스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의식중에 바른 폼이 아니라 편한 폼으로 회귀하는데 이 와중에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논지였다. 이런 선 감독에게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중인 배영수의 투구수를 물어보는 것은 우문일 수밖에 없었다. 선 감독은 이날 SK전 선발로 나선 배영수에 대해 “제구력과 구위가 떨어질 때까지 간다”라고 답했다. 오히려 많이 던지면서 제구력과 밸런스가 잡힐 수 있다는 견해였다. 선 감독은 배영수에 대해 1주일 1회 등판, 5∼6일 간격 로테이션을 확실히 보장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조치는 구위조절 차원이지 ‘배영수 과보호’는 아닌 셈이다. 문학=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