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챔프1차전,‘김주성의힘’…동부먼저웃었다

입력 2008-04-1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플레이오프 들어 5연승을 달리며 사자성어를 이용한 재치있는 입담으로 화제를 낳고 있는 서울삼성 안준호 감독. 그는 1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원주동부와의 1차전을 앞두고 마음속에 품었던 ‘오늘의 사자성어’를 꺼내 들었다.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는 이 말은 동쪽을 쳐들어가는 듯하면서 상대를 교란시켜 실제로는 서쪽을 공격한다는 뜻. 정규시즌 맞대결 2승4패의 열세에서 보듯 삼성이 전력상 객관적 열세에 있는 게 사실이라 변칙수로 승부를 보겠다는 말이었다. “동부전에서 한번도 안쓴 카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삼성은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안 감독을 머쓱하게 만든 건 동부의 ‘에어 카리스마’ 김주성이었다. 삼성 가드 이상민과 함께 이번 챔프전을 ‘스타 맞대결’로 장식하고 있는 김주성이 홈 팬들 앞에서 발군의 실력(20득점·6리바운드·6도움)으로 동부의 101-88, 낙승을 이끌며 이상민(11분22초 출장·무득점)에 한판승을 거뒀다. 역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81.8 1차전 승리팀이 11번 중 9번 우승을 차지했다. TG삼보를 2005년 10월 인수, 새롭게 태어난 동부는 첫 챔피언 반지 획득에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봐도 무방한 셈. 1쿼터 26-12, 더블 스코어 점수 차 이상이 보여주듯 처음부터 무게 추는 이미 동부쪽으로 기울었고, 동부의 중심에는 간판 김주성이 버티고 있었다. 레지 오코사(32득점·12리바운드), 카를로스 딕슨(15득점·5리바운드)과 함께 동부의 높이 농구를 이끈 그는 득점도 득점이지만 평소보다 더 농익은 수비로 상대를 괴롭혔다. 치고 들어와 수비를 흔든 뒤 찬스를 만들어내는 삼성 가드진의 공격 스타일을 간파, 밑선에서 침착하게 기다리며 상대 공격 루트를 차단했다. “김주성이 잘 기다려준 게 큰 힘이 됐다. 상대가 많은 턴오버를 범한 것도 그래서다”는 게 전창진 동부 감독의 평가. 덩크를 2개나 성공시키는 등 평소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기도 한 김주성은 “중요한 게임이라 골밑에서 파워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몸도 가볍고 분위기도 그래서 과감하게 덩크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챔프전 MVP까지 차지하게 되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되는 김주성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우승 반지”라면서 ‘통합챔프 등극’에 강한 열망을 나타낸 뒤 “내 득점보다 우리 팀 외곽에서 점수가 더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 2차전에서도 그런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차전은 19일 오후 2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원주=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