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열풍,변화의중심에서다

입력 2008-04-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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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지녀야 할 몇 가지 덕목 중에서 간단명료한 비전제시는 중요하다. 스포츠 현장은 더욱 그러하다. 지금 프로야구계에 일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첫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 열풍은 롯데 팬들의 성원을 뛰어넘어 야구계 전체의 화젯거리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의 등장은 일단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그가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꼭 승리를 쟁취하자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주지시키고, 변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걸 이해시키면서 선수들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물론 그의 요구 속엔 선수들이 실제로 해야 할 일들을 간단명료하게 일러준다. 실패를 두려워 말자. 집중력을 가져라.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자. 이 세가지 주문은 다른 팀 감독들도 하고 있지만,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그의 주문은 간단명료하다는 점이다. 그가 부임 첫해이고 통역을 통해서 해야 하니까 말수도 적을 수밖에 없겠지만… 난 그가 한 세 가지 주문 중에서 ‘실패를 두려워 말자’ 는 요구가 선수들에게 큰 변화를 줬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저조한 성적에 주눅들었던 선수들은 삼진을 당하거나 실수를 하면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지만, 이제는 다음 기회엔 해내겠다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그의 열풍을 부산의 히딩크로 비유하는 사람도 있고, 감독 한사람의 비중이 그만큼 클 수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그의 가장 큰 힘은 비전제시와 함께 먼저 선수들을 믿어주면서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점이라고 본다. 로이스터와 같은 스타일의 감독은 우리도 일찍이 있었고 현직에도 있다. 국민감독으로 불리는 한화 김인식 감독이나 자율야구를 주장하는 히어로즈의 이광환 감독 또한 오래전부터 같은 부류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이스터 열풍이 크게 부각되는 이유는 그가 첫 외국인 감독이란 점, 롯데가 부진을 탈피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롯데 팬들의 극성스런 응원과 어우러지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 같다. 지도자들의 간단명료한 비전제시와 신뢰구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로이스터가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이건 국가든 단체든 기업이든 마찬가지 아닐까. 야구해설가 허구연 오랜 선수 생활을 거치면서 프로야구 감독, 코치, 해설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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