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SK…당해봐야한다”LG김재박감독‘선전포고’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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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커버때비신사적플레이…ML선그냥까버려”
LG 김재박 감독이 김성근 감독의 SK를 향해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전부 다 SK를 벼르고 있다”, “일본 코치들이 그렇게 가르치는 모양”, “미국 같으면 그냥 까버린다. 비신사적이다”라는 강도 높은 발언이 거듭 이어졌다. 평소 발언에 신중을 기하는 김 감독의 화법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의도적이고, 계산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김 감독은 22일 한화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다 화제가 지난주 두산-SK의 잠실 3연전 중 벌어졌던 집단 신경전으로 옮겨가자 작심한 듯, “다른 팀이 다 SK를 벼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정근우, 나주환, 정경배 가릴 것 없이 SK 2루수와 유격수가 (주자의 2루 터치를 완전히 불가능하게끔) 베이스를 막아버린다. (SK 내야수는) 하나같이 전부 다 그런다”라고 언급, 사태의 책임을 SK쪽으로 돌렸다. 이어 김 감독은 “내가 그 팀 안에 들어갔다 나온 것은 아니지만 SK의 일본 코치들이 그렇게 가르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일본에서도 그렇게 안 한다”라고 언급하며 SK의 2루 커버 방식이 보편적 수비 방식에 어긋난 플레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심지어 김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같으면 그냥 (주자가 수비수의 무릎을 향해 슬라이딩을 해버려) 까버린다. 비신사적 플레이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 왜 한국 심판들은 SK의 플레이를 문제 삼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감독은 “심판들이 2루에서 세이프-아웃 판정을 보느라 못 잡아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 감독은 원인 제공을 했던 SK에 책임이 있는데도 정작 두산이 가해자처럼 비쳐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유격수 나주환의 부상을 초래했던 사태에 대해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던 김성근 감독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반면 한화의 김인식 감독은 ‘정말 SK 잘못이냐’는 똑같은 질문에 대해 고개만 갸웃했을 뿐 확답을 피했다. 김 감독이 이 시점에서 왜 SK를 향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초강경 발언을 꺼냈는지 그 의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양 팀의 구원은 3월 시즌 개막전 때 이미 잉태됐었다. 당시 비가 내렸기에 LG는 개막전 순연을 내심 바랐지만 홈팀 SK는 그대로 강행했고, 정상호의 연장전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했다. 여기다 LG 주장이자 주전 2루수 이종열이 주루 도중 근육통 부상을 입었는데 ‘질퍽한 그라운드 탓이 컸다’라며 김 감독은 상당한 유감을 표한 바 있었다. 어쨌든 ‘적의 적은 우리편’이란 시각으로 접근하자면 잠실의 앙숙인 LG와 두산이 SK를 맞아 연합전선을 펼치게 된 구도다. 역으로 말하자면 작년에 이어 SK는 또 다시 ‘공공의 적’으로 타 팀의 집중견제에 직면한 듯 하다. 잠실=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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