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김경문감독삭발왜?머리도Cut!앙금도Cut!

입력 2008-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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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마찰모두내탓이오…두산팬들에깨끗한야구보여줄것”
두산 김경문 감독이 22일 대구구장에 삭발이나 다름 없는 짧은 머리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평소 살짝 웨이브가 들어간 멋스러운 헤어스타일이 호남형의 얼굴과 잘 조화를 이루었던 그였다. 그런데 이날 머릿속살이 훤히 보일 정도로 짧았다. 앞머리조차 1cm도 채 되지 않았다. 그가 삭발을 단행한 이유는 누구든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취재진의 계속되는 질문에 그는 “요즘 계속 엉뚱한 일로 주목받으니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모두가 내탓이고 내 불찰이라고 생각하면서 머리를 깎았다”면서 “이제는 야구 감독이 야구 외적인 일에 신경을 쓰고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주말 잠실에서 SK 김성근 감독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언론과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빈볼시비와 수비도중 선수 부상, 사령탑끼리의 주고받은 설전. 양팀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 감독도 관심을 받는 동시에 비난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는 “나도 할말은 했고, 하지 않아야될 말도 했다. 사실 김성근 감독님은 스승이기도 한데 더 이상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깨끗한 야구를 해왔는데 감독의 불찰로 두산팬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할 뿐이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에 내려오기 전 21일 서울의 집 근처 미용실에 들렀다. 미용사가 “어떻게 깎아드릴까요?”라고 묻자 김 감독은 “머리를 완전히 밀어달라”고 했단다. 그러자 미용사가 놀라면서 만류해 차마 스님처럼 완전히 머리를 밀지는 못하고 중·고생처럼 기계로 짧게 잘랐다. 그가 올 시즌 삭발을 생각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즌 초반 6연패에 빠졌을 때 외야수 민병헌이 삭발을 하고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정말 삭발을 하고 싶다.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 만큼 최후의 순간에 하겠다”고 말했다. 감독이 삭발했다가는 선수들에게 자칫 부담을 줄 수 있고, 팬들도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순간을 위해 남겨뒀던 삭발을 하고 이날 대구에 나타났다는 말인데…. 최근 SK와의 대치상황이 6연패할 때보다 더 마음의 짐이 됐던 모양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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