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특급’박찬호,첫승의‘비밀’

입력 2008-04-2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찬호경기전홈피에익명의‘훈수’
“용기 잃지않고 해내다니…집에 가는 차안서 만감교차” “용기를 잃지 않고 결국 해냈다는 게 기뻤다.” LA 다저스 박찬호(35)가 인고의 세월을 참고 견딘 끝에 메이저리그 승리투수가 됐다. 무려 21개월 만에 거둔 값진 승리다. 개인통산 114승째. 동양인 빅리그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노모 히데오의 123승에 9승차로 다가섰다. 27일(한국시간) LA 다저스 라커룸에서 만난 박찬호는 잠시 머뭇거리며 전날 거둔 승리의 감회를 털어 놓았다. 처음에는 “승리 소감이요? 하루 지났는데…”라며 쑥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예전 선발투수로 나서 승리를 거둘 때와 구원투수로 26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승리가 확정됐을 때는 분명 감정의 차이가 있었다. 그는 “집으로 가면서 차안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예전에 ‘내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용기를 잃지 않고 결국 해냈다는 게 기뻤다”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승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인 2006년 7월26일 다저스를 상대로 6이닝 3실점 투구를 했을 때다. 다저스 유니폼으로는 2001년 10월 1일 이후 7년여 만이다. 박찬호는 매우 의미있는 한 주를 보냈다. 22일 신시내티전 3이닝 세이브, 26일 콜로라도전 3이닝 구원승 등. 특히 로키스전 구원승은 날짜 상으로 이틀 동안의 피칭었다. 게임이 연장전에 돌입해 자정을 넘겼기 때문. 또한 다저스는 콜로라도에게 7연패를 당하고 있었던 데다 불펜에 투수가 없어 박찬호가 무조건 마무리를 책임져야 할 상황이었다. 이날도 그 감흥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라커룸에서의 표정은 한껏 밝았다. “타격감이 좋았는데 아쉬웠다”며 농담을 건넨 박찬호는 연장 13회말 무사 1·3루서 조 토리 감독의 작전이 바뀌었다고 했다. “먼저 보내기번트 사인을 내더니 다시 강공으로 작전을 바꿨다. 원래 번트가 정석인데 강습타구가 아니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병살타가 돼 승리가 날아가 버릴 뻔 했다”며 당시의 긴박한 사정도 전했다. 박찬호의 올 시즌 첫 타격이었다. 박찬호의 유격수 땅볼로 1사 2·3루가 된 뒤 러셀 마틴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다저스는 연장 13회 혈투 끝에 8-7로 승리했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 홈페이지에 누가 시범경기 때보다 팔이 처진다고 지적한 것을 봤다. 그래서 이를 의식해서 팔을 올리고 던졌다. 팔을 위에서 내리 꽂는 기분으로 던지다보니 구속도 좋아졌다. 직구로 땅볼과 병살타를 유도했다”는 게 박찬호의 투구분석이었다. 연장 13회 151km의 직구가 두 차례나 측정됐다. 투구내용도 수준급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박찬호는 새벽 1시30분에 집에 도착했다. 부인과 딸은 곤히 자고 있었다. 그는 “와이프는 내가 등판한 거 보지 못하고 잤다. 애를 재우면서 잠이 들기 때문에 게임을 잘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승리의 축하전화도 여러 곳에서 받았다. 2년 만의 승리이니 많은 곳에서 축하를 받을 만하다. 2008년 4월 박찬호의 다저스 복귀는 일단 성공적인 진행형으로 가고 있다. 한편 다저스는 27일 로키스와의 2차전에서 1회말 10점을 뽑아 11-3으로 승리, 시즌 세 번째 연승을 거뒀다. 다저스타디움 | 문상열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