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이과학이다…車사고당한왼쪽무릎기적처럼리모델링

입력 2008-05-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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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대표 선수 가운데 한명은 여자역도의 장미란이다.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전병관이 금메달을 따낸 후 한국 역도는 잠시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장미란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함으로써 다시 부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장미란은 선천적으로 모든 것을 갖췄다기보다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자동차 사고로 인해 왼쪽 무릎이 안 좋았고, 그 사고는 마음속에 강박관념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따라서 역도 동작을 수행할 때 왼 무릎을 펴는 신전동작이 약했고, 오른쪽 무릎을 위주로 동작을 수행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전체동작이 틀어지는 원인이 되었고, 훈련 도중 관절부위의 통증을 많이 호소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체육과학연구원이 택한 것은 과학적인 분석 장비를 동원하는 것이었다. 분석은 크게 3가지로 나눠 이뤄졌다. 첫째, 장미란의 역도 동작이 효율적인지, 부상 가능성은 있는 지에 대한 평가를 위해 3차원 영상분석을 실시했다. ○ 3차원 영상분석 - 관절 뒤틀림등 부상위험 사전차단 ○ 근전도 분석 - 좌우 근력차 발견 밸런스 수정훈련 ○ 지면반력 분석 - 발압력 이동 체크 최적의 동작 완성 분석 결과, 장미란은 힘을 폭발적으로 사용하는 시점에서 고관절(힙)이 뒤쪽으로 빠져 있고, 이 자세 때문에 제대로 힘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또 바벨이 고관절 부근을 지날 때 최대로 힘을 가해야 하는 동작에서는 좌측으로 기울어져 밸런스가 틀어지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분석을 거쳐 그 결과를 토대로 수정 훈련이 진행됐고, 오늘날의 장미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둘째로는 근육의 활동을 분석하는 EMG(elec-tromyography, 근전도 분석법)를 실시했다. 역도는 좌우의 근력 밸런스가 중요하다. 밸런스가 틀어지면 한쪽으로 바벨이 몰려 몸의 한곳에 부하가 집중되기 때문에 기록이 떨어지고 부상 발생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EMG를 사용하여 근육의 좌우 밸런스를 분석하고, 구간 동작에 따라 좌우 근력의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장미란의 약한 근육이 어떤 근육이고 어떤 방법으로 강화시켜야 되는지에 대한 답을 얻어낼 수 있었다. 셋째로는 지면반력 분석이다. 역도는 지면에 힘을 가함으로써 그 반작용력, 즉 바벨을 들어 올리는 힘을 만들어내는 운동이다. 따라서 지면 누름이 중요한데, 지면반력측정기를 이용해 분석을 실시하면 선수들이 지면에 가한 힘의 크기, 방향 등을 매우 짧은 순간(1초에 최대 1000회 측정)에도 파악해 낼 수 있다. 즉 지면에 가한 힘의 크기가 좌측과 우측이 서로 다른 지, 최대 크기는 큰 지, 폭발적으로 힘을 발현할 때 지면누름 동작이 제대로 수행되는지 등을 분석하여 장미란의 기술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훈련방향을 세우고 수정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또한, 지면반력분석을 통해 발에 집중되는 압력의 중심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역도동작을 수행하면서 중심이동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다. 이처럼 선수들의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연관된 여러 가지 요인들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만 제대로 된 훈련방향과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현대는 현장에서의 전쟁 뿐 아니라 스포츠과학에서도 총성 없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순호 KISS 책임연구원 백진호 KISS 책임 연구원 문영진 KISS 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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