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필드오브드림…팬들이잊고사는것

입력 2008-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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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발표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 중의 한 명인 이승철씨의 앨범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음악은 음학(學)이 아니라 음악(樂)이라는 것을.’ 그리고 1979년 피츠버그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대타자 윌리 스타젤은 “어느 누구도 ‘워크(Work) 볼’이라고 외치지 않는다. 대신 ‘플레이(Play) 볼’이라고 한다. 이 말은 내게 ‘즐거움을 갖자’란 뜻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대다수의 팬들은 어린 시절부터 어떤 계기로 인해 야구에 빠져들고 이런 모습이 성인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린 시절 좋아했던 팀이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본인에게 최고의 팀으로 남는 경우 또한 많다.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인데 조금은 달라지는 뭔가는 분명히 있다. 일단 스스로가 마니아라고 느낄 정도가 되면서 기록도 열심히 보고 나름대로 분석도 하면서 이런 저런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는 별문제가 없다. 문제는 다른 사람(역시 대다수는 그 다른 사람도 마니아일 가능성이 높다)과의 의견 차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이 사람은 ‘아’를 얘기하는데 나에게는 ‘어’라고 들린다면 이미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가기가 어려워진다. 기록도 마찬가지이다.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다양한 기록을 소화할 수 있는 야구에서 기록의 세계는 거의 무한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기록을 보고 분석하는 것 모두가 야구를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인지, 자신의 노력과 지식을 과시하려는 것인지는 구분이 돼야 할 것 같다. 만약 입시 과목에 야구가 포함돼 있다면 이론이나 기록 등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가진 사람들은 늘어나겠지만 왠지 진짜 야구를 재미있게 관람하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야구팬들은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야구에 처음 빠져들 때의 순수한 열정과 즐거움을 잊지 말자. 물론 열정과 즐거움이 우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적절한 연구와 노력, 그리고 땀이 서려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수고도 야구 자체가 주는 기쁨을 망각하고 이뤄진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할 수 있다. 야구란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우리를 다시 돌려놓는 타임머신일지도 모르니까.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 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 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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