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올림픽금’이원희메쳤다

입력 2008-05-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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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대표팀이 하루를 시작하는 곳은 매트가 아닌 트랙이다. 근지구력을 보완하기 위해 달리기 훈련일정을 잡았다. 탄력을 키우기 위해 허들을 넘기도 한다. 이원희(27·한국마사회)는 뛸 수 없을 정도로 발목통증이 심했다. 안병근 감독은 “(이)원희가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면서 “그래서 2차평가전(3월18일) 이후에야 태릉에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2차평가전에서 왕기춘에게 패한 이원희는 실망감이 컸다. 대한유도회 김정행 회장까지 나서 “최종평가전에서 (왕기춘을) 크게 이기면 너를 선발하겠다”며 목표의식을 심어줬다. 이원희는 달리기 대신 사이클로 몸을 다졌다. 보름 전부터는 왕기춘(20·용인대)도 함께 페달을 밟았다. 연습경기 도중 고등학교 1학년 때 심하게 다쳤던 발목 부상이 재발했기 때문이다. 왕기춘은 “몸 상태가 평소의 65-70수준”이라고 했다. 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남자73kg급 승자결승. 연장접전 끝에 왕기춘이 이원희에게 유효승을 거뒀다. 안 감독은 “왕기춘이 이기기는 했지만 깨끗한 기술들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경기 내용은 둘 다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원희는 패자결승에서 김원중(19·용인대)에게도 무릎을 꿇어 2회 연속 올림픽금메달 도전이 좌절됐다. 안 감독은 “몸이 완전한 상황에서 승부를 한 것이 아니라서 많이 아쉬울 것”이라며 이원희를 다독였다. 왕기춘은 “평소 많이 가르쳐준 (이)원희 형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면서 “땀은 배신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해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밝혔다. 왕기춘의 라이벌은 유럽파.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도 강세다. 특히 2007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왕기춘과 맞붙었던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가 만만치 않은 상대. 당시에는 왕기춘이 연장전 끝에 효과승을 거뒀다. 안병근 감독은 유능제강(柔能制剛)을 강조한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능히 이긴다’는 것. 하지만 “왕기춘은 아직 상대의 힘을 이용하는 노련미가 부족하다”고 했다. “발목이 나으면 체력보강을 한 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연마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자60kg급에서는 최민호(28·한국마사회), 66kg급에서는 김주진(22·용인대)이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63kg급 공자영(23·포항시청), 70kg급 박가연(22·동해시청), 78kg급 정경미(23·하이원), 78kg이상급 김나영(20·용인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유도회는 올림픽에 나가는 대표팀 명단을 8일 발표한다. 수원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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