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포항‘잔인한계절’…AFC챔스리그8강행동반좌절

입력 2008-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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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본 사람은 몰라.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 우라와 레즈에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김학범 성남 감독의 털어놓은 후일담이다. 2006년 K리그 클럽으로는 최초로 챔스리그 정상에 오른 전북 선수단은 아직도 틈만 나면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그 때를 회상하곤 한다. K리그와 챔스리그를 동시에 소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전남이 7일 오후 8시 벌어진 호주 멜버른 빅토리와의 챔스리그 G조 조별리그 5차전 홈경기에서 1-1로 비기며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같은 시간 애들레이드에 0-1로 패한 포항은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된 상황. 2003년 AFC 챔스리그가 정식 출범한 이후 K리그팀들이 모두 8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과 전남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두 팀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별다른 선수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박항서 감독은 탈락이 확정된 후 “선수 자원이 풍부하지 않으면 두 리그를 동시에 치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긴 이동 시간도 힘든 요소다. 같은 아시아권에 속해있지만 호주나 중동 원정을 떠날 때는 12∼13시간 이상의 비행을 각오해야 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축구 후진국인 베트남과 같은 경우에는 경기장이나 훈련 시설이 미비해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안팎의 지적을 받아들여 AFC는 각국 프로리그의 수준을 고려해 내년부터 챔스리그 출전 티켓을 차등 배분하고, 2009년부터는 조별리그를 동아시아와 중동으로 분리해 치를 계획이다. K리그는 3∼4장의 출전 티켓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양|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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