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파란눈’에가혹한한국야구

입력 2008-05-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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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배타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포츠를 통해서 봐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국 선수에겐 관대하고 외국 선수에겐 냉혹할 정도로 잣대가 엄격하다.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 어느 게 더 수준이 높을까. 메이저리그는 30개 구단에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인 경연장이다. 미국에서 보는 한국야구는 트리플A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오프시즌 LA 다저스에 입단한 구로다 히로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었다. 일본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보다 한 수 아래다. 구로다는 4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7이닝 2안타 1실점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13일 현재 시즌 1승2패 방어율 3.59로 아직 몸값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평가는 좋은 편이다. 무대를 한국으로 돌려보자. 지난해까지 미국 무대에서 뛰었던 김선우(두산), 서재응(KIA)이 어떻게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지는 팬들이 잘 알 것이다. KIA가 슬러거로 영입한 최희섭 역시 마찬가지다. 기대 이하다. 그들의 정신적인 스포츠 세계는 메이저리그를 맴돌고 있지만 실제 국내에서 보여주는 투구, 타격내용은 1군 선수로서도 보잘 것 없다. 그런데 미디어 관계자들은 매우 관대하다. 한국 무대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감싸고 있다. ‘적응’ 운운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할 말이다. 기자들이 그렇게 말하면 곤란하다. 실력이 부족함을 냉정하게 분석해서 지적해야 한다. 이런 논리라면 외국인 선수가 초반에 부진했을 때도 ‘적응’으로 감싸야 한다. 특히 외국선수들은 문화적 충격까지 감수해야 한다. 왜 그들은 타격이 부진하고, 홈런이 적다고 당장 고국으로 가라고 내쫓는가. 이중잣대다. 조만간 외국인 선수들이 잇달아 방출되고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된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김선우, 서재응, 최희섭은 문화적 충격이 없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먹는 한국 선수다. 게다가 이들은 대학 1,2학년 때까지 국내에서 한국 선수들과 야구를 했다. 무슨 한국무대 적응이 필요한가. 스트라이크 존이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보다 좁으면 본인들이 하루빨리 이에 적응해야 한다. 미국 무대에 있을 때도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스스로 맞추지 않았는가. 미국 물을 먹은 선수들이 국내에서 부진한 이유로 한국 야구를 깔보지 않았는지 자문해 볼일이다. 구단 역시 이들을 과대평가하고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한 것은 아닌지 재평가해야 한다. 해외파들의 영향을 고려해 시장가격보다 훨씬 많은 돈을 투자한 것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량은 국내 A급 선수보다 떨어진다. 거액을 받고 유턴한 해외파 가운데 정상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가 없다. 봉중근(LG), 최희섭, 서재응, 김선우 등 한결같이 함량미달이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왜 추락했는지 어림짐작 할 수 있다. 이들의 현재 부진이 일시적이기를 바란다. 특히 투수는 전반기에 부진했다가도 후반기에 도약할 수 있다.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 그래서 시범경기를 보고 소속 감독들은 15승급 투수, 홈런 30개 타자로 믿지 않았는가. 한국 프로야구에 해외파 ‘먹튀’가 속출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문상열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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