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잘하는게최고의효도죠”

입력 2008-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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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이는 13일 운전면허를 땄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이 두산전 선발 등판일이었고, 6연승을 마감하는 패전까지 떠안았다. 광현이는 “경기 전에 어머니가 ‘들뜨면 안 된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그랬나 봐요”라며 아쉬워했다. 부모님은 광현이에게 차를 사줘야 할지 아직도 고민이란다. 택시 타고 숙소와 문학야구장을 오가는 아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광현이는 차를 살 시간도 없어 보인다. 당장 다음주부터 SK의 제주 원정에 가야 한다. 이제 스무살, 평범한 또래라면 대학교 1∼2년의 낭만을 만끽할 시절이지만 대한민국 뉴 에이스의 찬사를 얻기까지 야구장과 숙소에서 10대를 다 바쳐야 했던 대가가 뒤따랐다. 그래도 광현이는 자기보다 부모님이 더 걸리는 듯 했다. “거의 못 가지만 집은 저에게 안식처예요. 외식도 시켜 드리고 싶은데, 아들이 힘들어 할까봐 얘기도 못 꺼내시는 것 같아요. 야구 잘 하는 게 최고의 보답이라 생각해요. 나중에 아버지, 어머니가 늙어서 어디를 가시더라도 ‘광현이 부모님’이란 소리를 듣게 해드리고 싶어요. (나중에 해외에 진출해서) 부모님이 외국에서 야구 보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밑에 동생이 둘 있어요. 내가 뒷바라지 한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섭니다. 동생 생각해서라도 저는 야구를 잘 해야 돼요. 기대 이상으로 잘 되고 있지만 항상 반성합니다. 지금 완벽하다고 만족하면 안 될 나이잖아요.” 문학=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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