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도 고양시 벽제구장에서 열린 LG-경찰야구단의 2군경기에서 믿기 힘든 기록들이 쏟아졌다. LG가 30-14로 이기면서 양팀 합계 44점이 쏟아진 것도 그렇지만 홈런도 14개(LG 10개, 경찰 4개), 안타도 45개(LG 27개, 경찰 18개)나 무더기로 생산됐다. 특히 LG의 4회초 공격은 그야말로 엽기적이었다. 무려 19명의 타자가 들어선 것. 선두타자로 등장한 5번타자 최승환은 4회초에만 3타석에 들어서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LG는 3회초에도 ‘타자일순(打者一巡)’ 했는데 4회초 타자 9명이 2바퀴나 도는 ‘타자이순(打者二巡)’이 나온 것이었다. LG는 4회에만 5개의 홈런포를 포함해 총 11안타를 퍼부었다. 사사구 4개와 실책 2개까지 곁들여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군경기 기록은 공식집계하지 않고 있어서 기록비교는 어렵다. 참고로 1군경기에서 양팀 합계 최다득점 기록은 38점(95년 6월 28일 롯데 24-14 삼성)이었고, 팀 최다득점은 97년 5월 4일 삼성이 정경배의 만루홈런 2방을 포함해 LG를 상대로 27점을 뽑은 것이었다. 1군 1이닝 최다득점은 역대 4차례 나온 13점. 2001년 8월 11일 LG는 8회에 13점을 뽑을 때 1이닝 최다인 18명이 들어섰다. 이날 또 하나의 엽기적인 장면은 삼성 출신의 타자 조영훈이 경찰야구단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 경찰의 3번타자로 출전해 2회 만루홈런, 8회 투런홈런 등 5타수 3안타 7타점을 올린 조영훈은 9-26으로 뒤진 4회초 등판해 4.2이닝 동안 4점을 허용했다. 홈런 3방을 내주면서 4점을 허용했지만 다른 투수들에 비하면 호투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